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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제주도(2) 돌고래 소식

truehjh 2022. 6. 17. 20:42

2022.06.17.(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보았다.  흐리고 바람이 살살 부는 날씨라서 올레길 걷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날 일게다.

 

눈만 씻고 16코스 출발점으로 갔다. 오늘은 도토리가 오전 수업이 있는 날이라 동생은 혼자서 올레길을 시작하고, 중간 지점에서 작은올케를 만나 같이 걷기로 했단다. 길거리는 삼삼오오 무리지어 등교하는 어린이들로 분주하다. 그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느껴진다. 지난번에 도토리 부녀를 기다리던 곳이어서 생소하지는 않다. 쉽게 운전석을 바꾸고, 동생을 보낸 후에 차를 몰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는 망고 반쪽과 마들렌 반쪽과 달걀 한알이다. 조카와 함께 식사를 마친 후,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선크림을 바르려고 하니 나오지 않는다. 아뿔싸, 빈 통을 가지고 왔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정신이 없는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조카 선크림을 빌려 발랐다.

 

작은올케를 스테이인제주 근방에 데려다주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서 길을 잃었다. 네비는 자꾸 골목길로 들어가라고 하는데 나는 좁은 길로 들어갈 자신이 없다. 같은 길을 세 번 왕복, 그러니까 6번 왔다 갔다 하고서야 겨우 호텔 입구를 찾았다. 5분이면 들어올 거리를 40분 걸려 들어오는 나는? 그래도 혼자 찾아들어 온 것만도 다행이라 여기며 스스로 위로했다. 진땀 나는 시간이었다.

 

속초에서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이 다 떠나서 주차장은 썰렁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고 방으로 올라가니 도토리는 아직 수업 중이다. 

 

카톡방에는 돌고래 무리를 만났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동생부부는 올레길을 걷다가 우연히 돌고래를 보았단다. 제주도를 20회쯤 다녀갔어도 돌고래를 만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만났다고 신기하단다. 도토리의 수업이 끝난 후에, 동생 부부를 만나기로 한 올레 16코스 시작하는 곳으로 갔다. 

 

주차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리치망고 애월점에 차를 세웠다. 동생은 돌고래 무리가 물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며 이동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영웅담을 꺼낸다. 망고주스도 맛있고, 돌고래 사진도 멋있다.

 

점심은 개성보리밥칼국수집에서 보리밥과 칼국수를 먹고, 곽지 해수욕장 근처 애월 빵공장앤카페로 갔다. 이전에도 들린 곳인데 풍경이 조금 바뀌었다. 물색이 정말 예쁘다. 바람도 시원하다. 도토리 부녀는 곽지 해수욕장 모래사장 쪽으로 걸어가서 물에 발을 담그고 왔다.

 

일찍 호텔로 들어와 동생은 동창들을 만나러 서귀포로 갔다. 우리는 호텔에서 쉬다가 일몰을 보러 나갔다. 돌고래 관람 장소를 지나 맛집에 가기로 했다. 떡볶기와 치킨을 주문해 놓고 옆에 있는 카페에 들렸다. 카페의 열린 도어 앞으로 바다가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해가 지고 있었다.

 

따끈따끈한 치킨과 떡볶기를 테이크아웃했다, 호텔 야외벤치에 앉아서, 불을 켠 배들을 보며, 저녁 만찬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기쁨이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넘기긴 했지만, 진통제를 먹어야 하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근육이 풀리는듯하다가 쥐가 났다가를 반복한다. 자고 나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