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202206 제주도(4) 조천 만세동산

truehjh 2022. 6. 23. 14:34

2022.06.19.(일)

 

오늘은 올레길 18코스란다. 도토리를 보내느라고 6시 40분에 일어났다. 먹을 것을 준비해 주고, 화장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시작점이 호텔 근처여서 걸어서 간단다. 8시쯤에 나가고 난 후에, 나는 아침을 대충 먹었다. 그리고 혼자 멀뚱멀뚱 앉아서 9시 반 예배시간을 기다렸다. 설교의 내용 중에 ‘역린(결이 다른 비늘)과 한결같은’에 대한 비유의 말씀이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영상예배가 더 집중이 잘 된다. 

 

예배를 드린 후에 여유있게 호텔에서 나와서, 18코스 중간지점으로 갔다. 올레길을 걸어온 부녀를 바로 만나 옥이이모라는 음식점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가성비 최고인 맛집이다, 

 

맛있게 먹고 나와 해안가 경치 좋은 커피솝에서 빙수를 먹고 커피까지 마셨다.

 

카페에서 나와 18코스 중간지점에 있는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중간스탬프 찍는 곳으로 걸어갔다. 부녀를 보내고, 잠시 멍때리며 앉아 있었다. 그늘과 바다 냄새와 바닷바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우리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곳은 18코스 마지막 지점이다. 시간이 남아 만세동산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 보았다. 삼일운동의 일환으로 제주 조천읍에서 네차례에 걸쳐 일어났던 독립만세 운동의 현장인데, 지금은 고요함과 푸르름이 조화를 이루어 평화롭기만 한 동산이다.

 

만세동산에서 나와 마지막 지점 도장 찍는 곳 가까운 커피숍으로 갔다. 지난번에도 들렸던 곳이라 분위기가 익숙하다.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며 작은 올케와 담소.

 

두 시간쯤 후 땀을 흘리면서 카페로 들어온 동생과 조카. 아빠 따라 즐겁게 극기 훈련하는 도토리는 물집 잡힌 발을 보여주면서 웃는다. 고생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받아들이는 젊음이 부럽다. 그곳에서 땀을 식히고 나와,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조금 쉬다가 동생은 렌트카를 돌려주러 나가고, 우리는 도토리가 서점에 간다길래 따라나섰다. 조카는 이전부터 방문하고 싶었던 독립서점으로 올라가고, 우리는 건너편에 있는 오래된 성당 벤치에서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 같이 18코스 시작점에 있는 관덕정분식으로 저녁 먹으러 감.

 

여러 가지 종류의 음식을 시켜서 골고루 먹으니 평상시 양보다 많이 먹게 되고, 먹고 난 후에는 꼭 후회함, 그래도 맛있게 먹었으니 괜찮음. 

 

식사 후, 음식점에서 나오다가 기념사진을 찍겠다는 동생. 길바닥에 핸드폰을 세워 놓고 단체사진 찰칵. 이렇게 찍힌 사진치고는 그런대로..ㅋ..ㅋ... 

 

사진 찍으며 모기밥이 되었다고 하면서도 싱긍벙글. 모두 여유있어 좋다. 동생 식구들은 동문시장으로 가고, 나는 호텔로 들어왔다. 길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어주며 혼자 들어가는 나를 걱정해주는 착한 조카...

 

오늘은 나도 3Km 이상 걸은 듯. 소화제 먹고, 진통제 먹고, 드라마 보고, 자려고 하는데 잠이 안 온다.

 

 

2022.06.20.(월)

 

6시 30분 출발에 맞추기 위해 5시 30분에 일어나 준비했다. 잠은 세 시간도 못 잤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한산하다. 안개로 인해 비행기들의 착륙과 이륙이 지연되고 있단다. 우리가 타는 비행기 다음 편은 지연된다는 알림이 뜨고, 우리는 정시에 이륙했다.

 

김포공항에 도착. 공항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를 찾느라 두리번두리번. 그래도 이번에는 우리 차로 움직여서 마음이 편하다. 오는 길에서 주선애교수의 부음을 들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까지도 동호야를 부르며 김동호목사님 사무실에 가기로 약속할 정도로 건강하셨다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이다. 크게 고생하지 않고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니 너무 부럽다. 나도 그런 복을 받기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드린다.

 

작은올케 먼저 내려주고, 영태리 집에 도착. 창문을 열어 환기하며 짐 정리하고, 청소하고, 빨래까지 마쳤다. 쵸코렛 몇 알로 아침을 대신 했는데, 오후가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 잘 먹고 잘 쉬어야 여행이 즐거운데, 그 두 가지가 다 잘 안되니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어서 아쉽다. 몸이 회복되는 속도가 너무 느려져서 힘들지만,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여행 가자고 하면 따라나서는 나의 행동도 못 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