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2017-11 제주도(8)] 풍차

truehjh 2017. 11. 18. 09:39

2017.11.18

 

비가 온다는 예보로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바가 오지 않으니 나가자는 친구의 성화에 밥도 먹을 겸 못이기는 척하고 따라 나섰다. 노을해안로에서 잡탕밥을...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

 

태풍은 아닌데 흐리고 바람 심함~ 바닷가 나가지 말라는 경고 문자 발송 중^^ ... 수평선에 하얀 선이 나타난다. 아주 먼 곳의 파도다. 오늘은 강풍특보 발효 중이다. ㅋㅋ 오파도 가 아니고... ~~~ 파도...

 

 

 

휘청휘청... 제주 바람은 역시 혹독했다. 얕볼 게 아니다. 바람에 날아갈 뻔 했다. 선인장 군락이 예쁜 도로를 잠시만이라도 걸어보라는 친구의 꾀임에 빠져 차에서 내려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는 순간 바람에 휘청 넘어질뻔... 그래도 지팡이 의지해 몇 걸음 더 올라가는데 목에 두른 스카프가 벗겨지면서 날아간다. 어어~ 하면서 날아간 방향으로 몸을 돌리다가 내가 쓰러질까봐 옆 담벼락에 몸을 붙혔다. 바람에 스카프가 벗겨졌고, 스카프는 혼자 춤은 추며 골목길을 서성거리다가 돌담 아래로 떨어졌다. 다시 바람에 날아가는데 그냥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더니 그 아래로 사뿐히 내려앉는다. 중심을 잡고 천천히 내려갔다. 다행히 스카프도 찬찬히 움직여서 긴 꼬리를 지팡이로 눌러 더 이상 날지 못하게 하고는 나도 담벼락에 기대 중심을 잡고 엎드려 스카프를 잡았다.

 

 

 

선인장 군락지를 차창 밖으로 보면서 제주도 서쪽 신창 풍차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나무 방향이 심상치 않다.

 

 

 

 

 

 

 

 

 

 

 

 

 

 

 

 

 

 

 

 

날이 점점 흐려지고 비가 올 것 같아 한림항을 지나 집으로 돌와가기로 했다. 해안도로를 달리던 중 뷰포인트에 자리잡고 있는 커피트럭(?)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커피향보다는 조금 머물다 가라며 밀려오고 있는 하얀 물결의 손짓 때문이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나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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