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Trip/필리핀 2012

[2012 필리핀의료선교여행] 떠나는 날

truehjh 2012. 8. 20. 23:49

 

떠나는 날(120804)

 

어제 저녁까지 약을 분류하여 17개의 봉투에 나누어 담았다. 미리 짐으로 약들을 보냈지만 아직 못 보낸 약들이 꽤 많았다. 가방에 여유 공간이 있는 팀원들에게 나누어 주어서 운반할 예정이다.

 

무지하게 더운 날이다. 아침부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 짐을 다 싸놓으니 오후 2시경에 모든 준비가 끝났다. 진행 총책임을 맡은 남동생, 약국 일을 도와 줄 작은 올케와 도토리, 그리고 나는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4시에 집에서 떠나 교회에 도착했다. 팀원들은 모두 웃음 띤 얼굴로 무거운 짐들을 들고 한 사람씩 두 사람씩 등장한다. 나는 미리 이름을 써놓은 커다란 약봉투 하나씩을 나누어 주었다.

 

공통의 짐을 준비하는 남자 팀원들은 가기 전부터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목사님과 함께 기도한 후에 45인승버스에 짐을 먼저 다 실고 팀원들이 탔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부치고, 출국절차를 마치고, 각자 자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46번 게이트 앞에 모였다. 3시간 반 정도 후 그러니까 그곳 시간으로 11시 55분에 우리 일행 29명은 필리핀의 클락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비행기 이륙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클락공항은 생각했던 것 보다는 한산했다. 공통짐을 맡은 팀원들과 영어를 잘하는 팀원을 빼고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지혜롭게 나왔다. 지난번에는 약품이랑 장비들이 많아 입국절차가 복잡했지만 이번에는 아무 문제없이 수월하게 통과했다. 외과와 치과의 수술도구들도 무사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공항에서 유선교사님을 만나고, Maharajah Hotel 에서 나온 차들을 타고 숙소로 갔다. 이전에는 미군들이 많이 사용하던 호텔이란다. 방을 배정받았다. 이번에도 도토리와 룸메이트가 되었다. 귀여운 조카... 도토리... 14세 소녀의 기억 속에 이번 의료선교 여행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 궁금하다. 2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가 보니 특이한 냄새와 모기들이 우리를 반겼다. 물을 끓여 먹어야 하는데 커피포트도 없고, 냉장고도 없다. 우리는 그냥 가볍게 짐을 풀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