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Trip/필리핀(2012)

[2012 필리핀의료선교여행] 하루 종일

truehjh 2012. 9. 14. 22:16

 

하루 종일 (120806)


오늘은 하루 종일 진료하는 날이다. 특히 그곳 지역주민들이 치료를 받으러 오는 날이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아침 8시 전에 이미 준비를 마친 팀원들은 호텔 주변으로 나가 사진을 찍으며 버스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모두 즐겁게 모델이 되고 사진사가 되는 시간이었다.

 

 

 

 

 

 

버스가 도착한 시간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가는 길을 걱정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창문을 내려도 비가 새어 들어왔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도 비를 맞아야만 했고, 빗줄기와 매연이 가득한 길을 오토바이들과 찌푸니들과 함께 달려서 선교센타에 도착했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번갯불은 번쩍이고, 천둥소리 크게 들리는 가운데 진료는 계속되었다. 그 지역 주민인 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이 찾아와 진료를 받고 또 약을 받아 돌아갔다. 병원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의 기회가 얼마나 소중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하루 종일 투약 또 투약... 점심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서있다시피한 다리는 퉁퉁 부었다.

 

지난번 필리핀의료봉사에서도 느낀 점이었지만 피부관련 환자들이 특히 많다. 우리가 미리 예측하고 준비한 분야여서 환자들에게 충분한 양의 약을 투약할 수 있어서 마음이 가벼웠다. 그러나 미용팀에서는 아이들의 머릿이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머리카락 속에 이가 많은 아이들에 대한 대책과 물품 준비를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을 요구했다. 교회에서 따로 교인들에게 기증을 받아 가지고 온 비타민도 많아서 여유가 있었지만 정말 영양제가 많이 필요한 상황임을 직접 보고 느꼈다.

 

우리팀원들은 숙련된 사람들이다. 놀랍도록 세련되게 이 많은 일들을 척척 해결해 나간다.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지치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고...

 

 

 

 

 

 

어제는 아이들에게 약국에서 약을 정리하는 일들을 부탁했더니 너무 즐겁게 일을 도와주었다. 가족모두 참여하는 봉사는 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도 일에 치여서 뒷전으로 미루곤 한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에게도 나누는 즐거움을 알려 주고 싶은데 그런 것들은 부수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의견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하기가 어렵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수영장으로 다 쫒겨 갔다. 물론 꼬마들은 수영장에서 노는 것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좀 귀찮더라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봉사를 찾아 주면 좋을텐데... 진료라는 단일목표달성 위주의 진행 방식으로는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하루의 진료를 마친 후에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누군가가 맛사지를 받을 사람을 모집했다. 하루 종일 수많은 환자를 보느라고 지친 몸들이 되었겠지만, 피로를 풀기 위해 맛사지를 부르는 문화가 난 왠지 맘에 들지 않는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서 먹었다. 꽤 큰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도 공부(?)하려고 하면 불이 나가곤 했던 일이 생각난다.

 

빗속을 뚫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팀원 중의 한 사람이 망고를 사다가 각 방에 나누어 주었다. 피곤에 지쳐 거의 쓰러질 듯한 순간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큰 망고 하나를 화장실물에 씻어... 앞니로 한입 물어 먹고 껍질을 버리면서... 그렇게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다... 향이 좋은 망고 하나를 먹고 나니 모든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비타민C 때문일까? ㅎ... ㅎ... 맛사지 대신 망고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센스있는 그 집사님께 감사하고... 이 밤에 먹은 망고 맛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