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영국 런던(4) - 뮤지컬 극장

truehjh 2019. 9. 23. 21:09

 

2019.08.21.(4) 뮤지컬 극장에서 맘마미아를...

 

대영박물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동생의 후배를 찾아갔다. 숙소와 함께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외국인들이 와서 먹는다고 한다. 얼마 전에 런던에서 공연 중이었던 BTS멤버 중 한 사람이 먹고 갔다는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다보니 거의 두 시간이 지나갔다. 뮤지컬이 예약되어 있어서 떠나야 한다. 시간에 맞춰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길안내를 받았다.

 

우리가 가야할 뮤지컬 극장은 우버를 불러 가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라고 한다. 소화도 시킬겸 다시 천천히 걸어서 맘마미아 상영 극장을 향해 갔다. 식당에서 나와 걷고 있는 거리는 공연장이 밀집되어 있는 구역인 것 같다. 맘마미아를 비롯해 라이온킹, 알라딘의 요술램프... 등 등이 현재 상영중이라는 광고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화를 즐기는 것 같다. 우리가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가듯, 이곳에서는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보러 극장으로 가는 것이 대중화되어 있나 보다.

  

극장에 도착했다. 사람들과 부딪히며 극장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단정한 옷차림의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건다. 지팡이를 짚고 불편하게 계단을 오르는 나를 발견했나 보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베어 있는 것 같다계단 없는 곳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특별히 부탁을 하지 않아도 편의를 제공하는 태도. 선진국이라는 기준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꼈다. 층계가 별로 없는 입구로 또다른 안내원의 인도를 받아 아주 편하게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귀와 눈이 호사를 누리는 멋진 무대였다. 도토리는 식구들의 취향을 생각해서 맘마미아를 선택했단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노래 속에서 피로가 플리는 듯했다. 아마도 익숙한 노래라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기분 좋은 나른함을 느끼며 극장을 나왔다. 여러 오페라극장과 뮤지컬극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인해 그 거리는 인산인해였다. 인력거까지 등장하여 귀가하는 사람들의 흥을 돋구고 있다.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리는 거기서 차를 부를 수가 없었다. 교통이 너무 복잡하고 교통량도 너무 많아서 우버가 연결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숙소 방향으로 걸어서 사람들이 부딛기는 중심지를 헤어 나왔다.

 

한블럭 정도 걸었다. 복잡한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길에 서서 차가 연결되기를 기다렸다. 여러 대가 연결될 듯 하다가 끊어졌다. 방향을 알 수 없는 낯선 거리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거의 우버 부르는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에 차가 잡혔다. 차로 가다 보니 걸어서 가는 방법을 시도했더라면 그 하루가 부족했을 듯한 거리였다. 저절로 감사가 나왔다.

 

늦은 시간에 숙소로 들어와서야 긴장을 풀고 잠시 멍청하게 앉아 있었다. 마침 양철 의자가 눈에 보였다. 샤워를 할 때 사용해도 안전할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의자를 가져다 놓고 뜨거운 물로 피로를 풀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누웠으나 오늘 밤도 잠이 올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