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프랑스 파리(1) - 에펠탑 부근에서

truehjh 2019. 10. 10. 22:01

2019.08.22.(2). 에펠탑 부근에서

 

파리북역은 소문만큼 복잡하고 소란하고 정신이 없다. 역 광장으로 나와 우버 택시를 불렀다. 런던공항에서 우버를 만나는 것보다는 쉽게 만났다. 말이 없는 운전기사는 차분하게 길 위를 달린다. 파리는 런던하고 전혀 다른 분위기다. 런던이 좋다는 사람과 파리가 좋다는 사람이 갈린다더니 그럴 만도 하다. 나는 짧은 시간의 여행으로 두 도시를 비교할 수 없어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역에서 30여분 걸려 에펠탑 근처 숙소에 도착했다. 파리 역시 맑고 투명한 날씨였다. 땀이 철철 흐를 정도는 아니지만 뜨거운 햇살이 부담스러웠다. 도보로 5분 거리에 에펠탑이 있다는 숙소에 도착했다.


  

파리의 에어비엔비 숙소는 평소에 가정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주변의 거주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삐걱 거리는 복도를 지나 깔개 밑에서 열쇠를 찾아 들어갔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가 아늑했다. 방을 정하고, 짐을 다 풀고도 시간이 여유로웠다. 동생은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숙소에서 쉬는 것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에펠탑 부근으로 걸어 나갔다. 거리는 역시 복잡하고 에펠탑 근처에는 많은 관광객과 상인들이 모여있다.




들어가지 않고 입구 건너편에 있는 잔디밭 앞 의자에 앉아 나무 사이로 보이는 에펠탑을 보며 멍 때리는 시간은 보냈다. 자유로운지 자유롭지 않은지 잘 모르겠다.









다시 숙소를 향해 돌아가다가 동생 가족은 내일 아침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간다고 한다.




나는 길가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스프라이트 한 병을 주문하고 앉아서 다시 멍 때리는 시간을 보냈다. 글을 쓰고, 생각도 하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말이다.


나는 왜 여행을 하려고 하는가. 같이 가자고 하는 사람이 있을 때 거절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던 나의 생각에 스스로 당위성을 부여해도 되는 것일까. 나는 왜 여행을 따라다니고 있는가. 왜 내 주체적인 여행을 계획하지 못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가. 여행의 이유에 대하여 자꾸 따져보려 하니 이 여행 또한 자유롭지 않다. 젊었을 때는 꿈과 자유를 찾아 혼자 여행을 떠날 때도 있었다. 내게도 그런 열정이 있었다는 것이 옛이야기 같이 까마득하다. 





 

동생 가족은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숙소에 가져다 놓고 다시 레스토랑으로 왔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 안으로 들어가 피자, 오믈렛, 스파게티 등을 주문했다. 음식은 관광지 수준의 맛이었고, 가격은 엄청 비쌌다.



저녁식사까지 다 마치고 나온 시간인데 날이 너무 밝았다. 여유롭게 숙소로 걸어 들어가면서 길거리 구경을 했다.

 

숙소로 들어가려면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런던 숙소도 그랬지만 들고나는 방법이 복잡해서 나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지만 도토리는 너무나 능숙하게 처리한다. 젊음이 참 좋다. 핸드폰 하나로 숙소나 음식점이나 교통수단이나를 막론하고 그 모든 것을 해결하며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닐 수 있다니 참 편리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