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 유로스타를 타고

truehjh 2019. 9. 25. 20:17

 

2019.08.22.(1). 런던에서 파리로

 

따듯한 샤워 덕분에, 예상과는 달리 다섯 시간 정도 단잠을 자고 깼다. 이른 새벽 시간에 일어났어도 컨디션은 상쾌하다. 그런 가벼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자체가 그냥 감사하다. 오늘은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이동해야 한다.

 

햇반과 라면국과 여러 가지 밑반찬으로 차려진 아침은 여전히 성찬이었다. 식사를 잘하고 주방 도구들을 정리한 후 짐가방을 쌌다. 예정 시간보다 일찍 일찍 준비를 끝내는 식구들, 참 모범적인 사람들이다. 정돈된 숙소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키박스와 키를 남겨두고 8시 반에 나왔다. 유럽에서 에어비엔비 숙소를 이용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그냥 떠나려니 뭔가 생소하다. 식탁 위에 키를 놓았다는 증거를 남기려고 사진을 찍어두었다. 너무 소심한가.

 

캐리어 3개를 움직이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엘리베이터는 2층과 5층만 운행하기 때문에 층계로 한층을 내려가야 한다. 그것도 리프트 수준이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다. 원래 계획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유로스타를 타는 기차역으로 가려고 했는데, 짐이 많고 무거워 동생은 힘이 든가 보다. 우버를 부르자고 한다. 커다란 짐이 있기 때문에 큰 차를 불러야 한다. 물론 가격도 비례해서 비싸다.

 

다행히 숙소 앞으로 금방 밴이 도착했다. 그 차를 타고 세인트판크로스역으로 갔다. 역사 안은 영국에서 프랑스로 이동하는 많은 사람들과 그 밖의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파리로 가는 사람들이 한차례 빠지고 잠시 여유롭던 공간이 금세 다시 복잡해진다.

 

우리는 1024분 유로스타를 타고 가야 한다. 아직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고, 사람들은 점점 많아져서 빈 의자가 별로 없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고소한 빵내음을 풍기는 빵집에 들어가 구경도 했다. 그리고 점심식사용으로 갖가지 모양의 빵과 과일샐러드와 음료를 구입했다.

 

크고 작은 짐가방들과 여행객들 틈에서 그들과 한 무리가 되어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생소해지고, 갑자기 여행이라는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과연 여행이란 무엇인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여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두의 생각이 모여 진행되기 때문에 즐거움과 보람은 각자의 몫이다.

 

탑승시간이 다가와 2층으로 올라가 게이트를 찾아 내려갔다. 기차를 타려는 행렬이 길게 줄지어 있고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되어 마음 바삐 걸었다. 짐칸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때문에 식구들은 먼저 객차를 찾아 이동했다. 먼저 올라가 짐을 자물쇠에 채워 보관하느라고 시간이 좀 걸렸나 보다. 파리북역이 도난 사건이 많고 위험하다는 소문에 미리 놀란 조카는 도난방지용 자물쇠들을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소소한 일에 신경을 쓰면서 준비한 딸과 여행 스타일이 다른 아빠는 의견차를 좁히느라고 애를 쓰며 다닌다.

 

  기차가 떠나기 전에 우리는 예약된 좌석에 마주 보고 앉았다. 역에서 미리 준비한 음식을 펼쳐놓고는 여행 중의 식사를 맘껏 즐겼다. 음식은 함께 나눠 먹어야 제맛...

 

런던 세인트 판크로스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도버해협의 해저터널을 건너, 세 시간 넘게 지나니 프랑스 파리북역에 도착했다. 바삐 서둘러 나가는 사람들 틈에서 짐을 찾아들고 기차에서 내렸다. 드디어 프랑스 파리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