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영국 런던(3) - 런던의 거리

truehjh 2019. 9. 23. 20:16

2019.08.21.(3) 런던의 거리

 

아침에는 맘마미아 티켓 사러 그린 노선을 타고 뮤지컬 극장까지 갔고, 그다음에는 런던 시내 구경을 위해 레드 노선을 탔다. 빅버스 2층에 올라 템즈강 주변의 명물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두 시간 정도 돌아보았다. 시간이 되는대로 돌아다니다 보면 엘로 노선이나 블루 노선을 타 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적당한 곳에서 내려 점심 먹을 곳을 찾기로 했다.

 

맘에 드는 식당도 찾을 겸, 어느 정류장에서 내릴까를 고민하다가 그린공원에서 내렸다. 런던의 푸르른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희망사항 중에 하나였는데 그 희망은 이루어졌다.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진 공원을 가로질러 걸으면서, 파크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평온를 나도 느낄 수 있었다.







 

20분 정도 걷다가 공원 한쪽 출구를 통해 버킹엄궁전의 정문 앞으로 나왔다.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함을 자랑하듯 내려앉아있는 궁전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궁의 아름다움과 주변의 조화에 감탄하면서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들 틈에 서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책이나 티비 화면에서 보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도토리는 궁 가까이에 있는 영국식 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댓글도 좋고 위치도 가까워서 가보기로 했다. 7~8분 정도 걸어가니 꽃장식이 예쁜 식당이 나타났다.


메인으로는 피쉬엔칩스, 소고기스테이크, 소고기샌드위치, 보리리조또로 결정하고, 싸이드 메뉴로는 치즈새러드, 음료는 콜라와 물을 주문했다. 이것 저것 골고루 나눠먹는 재미도 있었고 배도 불렀다. 늦은 점심이었지만 괜찮은 식단이었다. 런던에서는 피쉬앤칩스를 꼭 먹어보려고 했는데 마침 영국식 식당에서 제대로 먹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공원도 걸어보고, 피쉬앤칩스도 맛보았으니 다음 일정이 심드렁해졌다. 런던에서 하고 싶었던 것을 어느 정도 한 것 같아서인가. 만족감과 만복감으로 나른함이 몰려오는 오후의 시간에 빅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버킹엄궁 주변이어서 그런지 정류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는 오렌지 라인을 타볼까 하다가 기다리기 싫어서 다시 레드 라인 버스에 탑승했다. 오전부터 점심 전까지 2층에서 거의 한 바퀴를 돌면서 관광했으니, 이번에는 아래층에 그냥 머물러 있다가 옥스포드거리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옥스퍼드거리를 걸어보고 싶다는 도토리의 의견에 모두 동의한 것이다.

 

옥스퍼드 거리에는 유명상품을 파는 고급 상점들이 늘어섰고, 그 사이로 크고 작은 백화점들이 있다. 다양한 취향의 쇼핑을 할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지만 멋진 건물들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거리란다. 유명브랜드의 상가를 지나가도 뭐가 뭔지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그저 그런 길거리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무척 좋아할 만한 거리다. 한참을 걷다가 지루할 무렵 대영박물관의 위치를 알아보니 지도상으로는 14분 거리에 있다고 한다. 그 정도면 쉬엄쉬엄 걸어서 갈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걷기로 했다.



 

처음에는 거리 구경 사람 구경이 즐거웠는데, 나의 걸음이 느릴 뿐만 아니라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걸어 다니니까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어딘가에 앉아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길가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그러나 쉴만한 카페는 눈에 띄지 않았고, 구글에 나오는 카페를 찾아 골목길로 접어들자니 그것이 더 힘에 겹게 괴로웠다. 할 수 없이 쉽게 눈에 들어온 길거리 상점에 들어가서 물과 쥬스를 샀지만 쉴 자리가 없었다. 다시 걷다가, 베이커리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빵과 음료를 주문하고 잠시 앉았다 가기로 했다. 배가 몹시도 부른 상태였는데 쉴만한 의자를 찾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기운을 차리고 난 후, 다시 걸어서 대영박물관 앞으로 갔다. 말로만 듣던 대영박물관이 이런 곳에 있구나를 감탄하면서, 정문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저 견고한 건물 안에는 인류에 기여한 어떤 자료들이 보관되고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전시실로 걸어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휠체어가 준비되어 있었다면 용기를 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