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vorite Author/Luise Rinser

[Luise Rinser] 왜 사느냐고 묻거든

truehjh 2008. 9. 11. 23:54

 

왜 사느냐고 묻거든(모순과의 결혼) 


- 어떤 의견에도 나를 묶어 고집하지 않습니다.


- 물리학의 모든 석학들은 현재 옳다고 인정되는 것은 바로 지금 한순간동안 옳은 것이며 동시에 새로운 사실을 향한 한낱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 중의 어느 누국도 그런 이유로 해서 자신의 작업이 시지프스와 같은 보람 없는 수고라고 여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 한번에 결정적으로 찾아지는 것보다는 모색하는 과정이 한결 소중하다는 것을 누구나가 압니다.


- 이런 실질적인 질투를 극복하기란 우리 모두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이것은 생의 근원 현상에 속한 것처럼 생각됩니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여기에 속하는 전설이겠지요. 카인은 동생 아벨에 대해 자기 자신의 방식과 전혀 달랐던 그의 존재방식, 제사의 방식과 하다못해 번제에서 올라오는 연기의 방식에 이르기 까지 전혀 달랐던 존재방식에 대해 질투를 했습니다. 카인은 거기서 아벨이 훨씬 하나님의 마음에 들 것이라고, 즉 아벨의 존재방식이 ‘옳바른 것’임이 ‘하나님’ 자신에 의해 입증될 것이라고 추리를 해 내었지요. 이를테면 카인은 그것을 하나님의 심판으로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특성에 대한 심판의 존재로 체현된 동생을 생의 위협으로 견디지 않아도 되도록 동생을 때려 죽였던 것입니다. 달리 존재한다는 것이 전혀 자신의 탓도 아니고 또 자기편에선 카인이 달리 존재한다 해서 전혀 위협으로 느끼고 있지 않았던 무고한 아벨을 말이지요.

- 1977년



'Favorite Author > Luise Rins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Luise Rinser] 또 하나의 조국  (0) 2008.09.21
[Luise Rinser] 미리암  (0) 2008.09.18
[Luise Rinser] 심혼의 샛강을 타고  (0) 2008.09.18
[Luise Rinser] 생의 한 가운데  (0) 2008.09.11
[Luise Rinser] 루이제 린저  (0) 2007.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