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송구영신예배는 가지 않고

truehjh 2013. 12. 31. 23:48

 

엄마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며 년말을 보냅니다.

엄마는 포도주를 비롯한 모든 알콜류를 싫어하십니다.

술냄새 난다고 입도 대지 않으시는 분이신데

오늘은 망년파티라고 엄마의 잔에도 포도주를 따랐습니다.

매혹적인 색깔의 포도주를 한 모금 입에 대고는

금새 얼굴을 찡그리십니다.

 

우리는 엄마 얼굴을 보고 깔깔 웃으며

구운 쥐포와 육포 그리고 치즈와 호두와 곶감을 안주삼아

한해를 곱씹어봅니다.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송구영신예배를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송구영신예배에 가고 싶으시겠지만

2~3시간 걸리는 예배를 다녀오시면 힘드실 것 같아

모시고 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불효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섭섭한 기색을 전혀 하지 않으십니다.

나에게 포기하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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