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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달 너머로 달리는 말 / 김훈

달 너머로 달리는 말 / 김훈 - 문명과 야만의 뒤엉킴에 저항하는 생명의 힘! - 말(言)에 홀려서 땅에 내려앉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며 바람에 밀려다니는 마음들을 목왕은 크게 걱정했다. 초의 선왕들은 기록된 서물(書物)로 세상을 배우지 못하도록 엄히 단속했다. 칼이나 활을 쓰는 법, 낙타를 모는 방법을 문자로 기록해 놓으면, 어리석은 자들이 곳간에 고기가 쟁여 있는 줄 알고 더 이상 익히려 하지 않아서, 몸은 나른해지고 마음은 헛것에 들떠, 건더기가 빠져나간 세상은 휑하니 비게 되고 그 위에 말의 껍데기가 쌓여 가랑잎처럼 불려가니, 인간의 총기는 시들고 세상은 다리 힘이 빠져서 주저앉는 것이라고 목왕은 말했다. 에 이와 비슷한 언설이 거듭되고 있으므로, 가르침이 후세의 왕들에게 이어져왔음을 알 수 있다...

몽골의료선교 여행

자유의지와 장애해방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성의 모순으로 괴로워하면서도, 다른 편에서는 여러 분야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다.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도 자주 했다. 장애인 치고는 여행을 참 많이 했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꿈을 이루거나 소명을 찾는 행복과는 또 다른 행복이었다. 젊은 날의 방황을 마무리하고 늦었지만,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을 무렵, 내가 속해있는 교회의 구성원들이 진행하는 의료선교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의료선교팀에서는 년초부터 몽골의료선교 이야기가 시작되더니, 이번 여름에 몽골로 의료선교를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사업차 몽골을 몇 번 다녀온 아우의 다양한 정보접촉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