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03.13 귓가에 들리는 작은 소리들이 글을 쓰도록 내 마음을 충동시킨다. 이제는 대상도 없는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허전하지는 않다. 난 다만 글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으니까. 속이고 속는 세대에서 조금이라도 순수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순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결국은 모두가 포기하고 말겠지만 아직 나는 버텨내리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지금 이렇게 시간을 셈하고 있는 어림아이다움을 누군가 가 비웃고 있겠지만, 난 그냥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다. 좀 더 강한 마음의 소유자였다면 약국경영의 성공을 꿈꿀 수 있었겠지만 난 약한 아이다. 아니 그런 강한 사고방식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순수하게 살아가려는 의지가 무너져 내릴 땐 지금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