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006 경주를 향한 로망

truehjh 2010. 6. 13. 00:48

 

2010.06.10

 

1박2일 코스로 경주를 다녀왔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최고조에 달하여 있을 때...

여행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어서 친구와 함께 신청해 놓았었다.


경주라는 도시의 느낌은

수평선이 주는 평화와 고요함이며, 둥근 원이 주는 포근함과 부드러움이다.

천년의 역사가 조용히 숨쉬고 있는 도시...

옛사람들과 말을 건네며 그들의 삶 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도시...

그러나 걷고 또 걸어야만 말걸기가 가능한 일이기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있던 일이었는데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여행프로그램이라고 하여 마음이 당겼던 것이다.


하지만 역시 어려운 코스임이 확실하다.

문화유적지의 탐방이라는 것이 주로 도보로 가능한 것들이어서

이번 여행에서도 이전의 경주여행처럼 아쉬움만 가득 남기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여행이란 그렇다.

내가 최단 거리를 걸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엔 수동휠체어를 이용해 보려고 마음먹었었는데 그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누군가 나의 휠체어를 밀어 주어야 하는 상황이 부담이 되어 마음이 불편했다.

수동 휠체어는 타인이 뒤에서 밀어야만 한다.

내 바로 뒤에서 나의 행동을 조절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과

표정을 읽을 수 없이 소리로만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일종의 공포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물론 전동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훨씬 더 편할 수 있었겠지만

턱이나 계단을 통과하기 어렵고 운반하는 과정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하루 종일 불국사 경내를 거닐면서 단청의 색감에 취하고 싶고...

석굴암의 돌들과 함께 숨쉬며 놀고 싶고...

천마총에 가서 누워있는 옛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다음에는... 언젠가는... 기필코... 몸이 편해서 마음도 편해지는 경주여행을 하고 싶다.

이런 것들이 경주에 대한 나의 로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마음 어느 구석에 남겨 놓고 있는 잔잔한 바람 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