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Basecamp/Review

연극 - M. Butterfly

truehjh 2012. 6. 6. 00:17

 

친구들의 진료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광화문 네거리로 나갔다. 우리는 연극 M. Butterfly 가 공연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의 계단 앞에 잠시 서서 활기찬 주말의 도심풍경을 즐기다가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젊은 관객들과 더불어 연극의 막이 오르기를 기다렸다.

 

 

 

 

연극 M. Butterfly는 베트남 전쟁, 문화대혁명, 5월혁명(1968년)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64년 중국 베이징에서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주인공 송 릴링의 도도하며 우아한 자태에 매료된다. 송은 여장한 남자였으며 미군의 정보를 얻어내려는 중국의 스파이였다. 송이라는 대상을 통해 나비부인에 중독된 르네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기묘한 사랑을 이어 나간다. 결국은 자신의 환상 속의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그랬던 것처럼 새하얀 분을 칠하고 자결을 선택하며 교도소 안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데이비드 헨리 황은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 부루시코와 중국 경극배우 쉬 페이푸의 러브 스캔들에서 영감을 받아 M. Butterfly를 집필했다고 한다. 이 연극은 동양과 서양의 고정관념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역학관계를 탐구하며, 인간이 본질적으로 사랑과 행복을 얻기 위해 얼마나 속고 속이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다. 다소 소란스러운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1막의 분위기 때문에 나는 한 시간 반 동안이나 식상해 하다가 3막에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연극무대는 대사와 대사 사이의 침묵...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순간의 정적으로 인해 언제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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