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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 겨자씨 - 가을 여행은 역시 한계령으로...

truehjh 2017. 10. 22. 23:10

2017.10.16.


가을을 만끽하고 싶어 또 길을 떠났다. 가을여행을 떠날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더 함께 다닐 수 있을지에 대하여 늘 자신이 없었다. 지난해 가을여행 때도 우리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같이 다닐 수 있을까를 자문하며 다녔는데 벌써 현실이 되고 말았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올 가을엔 해님과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함께 하지 못하는 가을여행이 왠지... 사실 가을여행을 서두른 건 그녀였는데... 건강이 걱정되어 포기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일이다.

 

나도 어제 저녁 갑자기 어지럼증이 심해져서 걱정을 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다 보니 입술에 헤르페스가 왕창 솟았다. 갑자기 더 커질 것 같아 일단 세면대에 있던 소금물을 몇 방울 묻혔다. 할 수 없다. 그냥 부풀어라... 여행 전초전은 늘 지루하다. 파주에서부터 모임 장소까지 가는 길이 멀어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힘을 뺀다.

 

시간에 맞춰 덕소에 도착하려고 9시 전에 집을 나섰다. 덕소역에서 우리 네 명은 거의 정시에 만나서 출발했다. 감기와 몸살로 고생하는 평화가 운전대를 잡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이 가득. 그래도 고! 한계령휴게소를 네비에 찍고 국도로 달렸다. 어디쯤에선가 점심을 먹고, 또 달려가다가 박인환 시비가 있는 곳에 내려 잠시 쉬었다. 그 옆에는 강원도 중앙단이라는 조선시대에 제사를 지내던 터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쉼터의 역할로는 아주 좋은 장소였다.







 

한계령을 넘었다. 한계령 단풍은 우아하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감탄을 하며 설악산을 넘어 필례약수로 방향을 잡았는데 내려가는 길 역시 기대에 부응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아늑하고 포근한 자연의 품속 같은 풍경이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다시 한계령으로 나와 속초를 향해 갔다숙소에 도착했던 일행과 대포항 부근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우리는 먼저 숙소로 들어가 쌀을 씻어 밥을 하고... 야채를 씻고 다듬고... 식기들을 세척해 놓고... 식탁을 정비하고... 맥주를 사다놓고... 회를 기다렸다.


갖가지 음식들이 차려진 식탁 앞에서 사람들은 모두 무장해재를 하는 것 같다. 주제나 방향이 없는 즐거운 수다가 이어지고... 피곤한 얼굴에 마스크팩까지 하면서 가을 밤의 시간을 만끽한다.


 

겨자씨 가을여행을 위해 완전 잔칫상을 준비해온 회장님, 갖가지 야채와 밑재료를 준비해온 총무님, 음식과 회를 준비하고 도움을 준 후배들, 숙소를 마련해준 해님 그리고 자원한 드라이버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