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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5 파주 율곡 유적지 - 자운서원, 화석정, 율곡습지공원

truehjh 2020. 9. 22. 19:04

코로나 시대의 특별한 하루

 

조카의 과제를 돕기 위해 파주에 있는 율곡 이이 유적지를 탐방하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에 먼 곳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다 보니 자운서원, 화석정, 율곡습지 공원이 물망에 올랐다.

 

도토리와 데이트하기로 약속 잡은 날, 편안한 아침 운전을 위해 그 전날 저녁 모두가 퇴근한 이후, 주차된 차들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내 차를 앞으로 빼놓았었다. 아침부터 차 빼달라고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집에 있는 과자와 물과 커피를 챙겼다. 아무래도 점심은 간단하게 때워야 할 것 같다. 주점부리로 해결하고 집에 돌아와 배달음식을 시킬 예정이다. 코로나 2.5단계인 상황이기 때문에 식당을 찿아 나서는 것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동생집에 도착해서, 영상을 찍겠다고 온갖 촬영 장비를 챙겨 나온 도토리를 차에 태우고 출발. 날씨는 예상대로 좋다. 파란 가을하늘에 구름이 적당히 끼고, 바람은 산들산들 기분 좋게 불고 있다. 초행길이라 영태리까지 가서 티맵을 열어 안내를 받기로 했다. 혼자서는 처음 가는 길을 이렇게 마음 놓고 갈 수는 없다. 옆에 앉은 도토리가 티맵을 읽어 주고 있으니 마음이 놓여, 시골길을 용감하게 운전해서 갔다. 옛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서 다녔겠지.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이 나려면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산속으로 난 길만 보면 옛사람들의 이동 방식이 궁금해지고, 나였으면 먼 곳은 아무 데도 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이 길 역시 율곡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말을 타고 혹은 가마를 지고, 혹은 짚신을 신고 부지런히 걸어 다녔을 길 아닌가.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길이 마음에 든다.

 

율곡의 가족묘와 서원이 있는 자운서원

 

 

천천히 흘러가는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화석정

 

입구에 코스모스가 만발한 율곡습지공원

 

주가 역사와 문화와 낭만이 가득한 도시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율곡의 본가가 파주에 있었다는 것도 오늘 알았다. ‘이런 곳이 있었구나’ 감탄의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북한과 접경지역이지만 자연 풍경이 안온해서 오히려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느껴질 정도다.

 

www.youtube.com/watch?v=HAo7_c16W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