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생애비혼자의 싱글라이프>를 읽으며,
“괜찮아.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이것도 삶이야.
너도 너랑 친구하고 대화하렴.
그리고 기록하렴”
환청처럼 작가의 목소리를 들었단다.
어떤 독자가 보내준 독후감을 읽으며,
"내 글에 공감하고 위로받는
한 사람의 독자가 있으니
나는 내 사명을 다 완수했다.
고맙고 또 감사하다."
혼자서 마음으로 중얼거린다.
지난 몇 개월간은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침체 기간이었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 잠시 기록하기를 멈췄었다. 그러다가 마음이 괴로워 혼자 중얼거리곤 했다. ‘울림을 주는 글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나 스스로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야. 지금 같은 자기 고백적이고 한탄조의 기록이나 슬픔의 토로는 시로 승화되어야 하는 종류의 글이고, 내가 원하는 글은 사유를 통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수필이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잖아. 그래서 불만이고 괴로운 것이잖아.’라고도 중얼거렸다. 그리고, ‘문체를 고쳐야 해. 그러려면 먼저 생각을 고쳐야 해’라고 계속 중얼거렸다.
문체를 바꾸려면 내 생각이나 느낌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해야, 그래야 문체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즉 소재를 바꿔야 문체가 바뀔 수 있을 것 아닐까. 그렇다면 소재를 바꾼다는 것이 가능할까. 소재를 바꾼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잠시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유혹에 몹시 흔들렸었다. 아니 기록자라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열망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결과적인 보람보다 과정 중에 맛보는 보람을 간과했던 것 같다. 본말이 전도될 뻔했다. 며칠 전에 받은 독후감은 괴로운 심정으로의 기도에 대한 위로인 것 같다.
나는 글로 내 삶과 그 의미를 기록하고 있다. 의식과 생각과 느낌의 흐름, 그 흐름의 기록이며 흘러감의 기록이다. 그 글쓰기를 통해 삶의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경지에 이를 수 있으면 좋겠다. 문학적 문체였으면 좋겠고, 미문이었으면 더 좋겠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욕심부리지 말아야 한다. 현재 주어진 일을 누리는 것만도 벅차다. 여전히 나그네 같은 삶을 살고 있어서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이 없다. 그러나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이 나의 고백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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