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Editing-Writing

[출판] 9th : 전자책 <나, 목사의 아내 / 한정혜>

truehjh 2021. 4. 5. 11:04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혼란을 겪고 있다. 모두가 고통을 감수하며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던 와중에 방역조치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일부 교회와 지도자들의 잘못된 대처로 기독교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렇게 예민한 시기에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막내아우의 이야기를 전자책으로 펴내게 되어 의미가 새롭다. 이 작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2월에 원고를 받고 시작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교정보고 준비하며 책을 엮었다.

 

제목은 <나, 목사의 아내>다. 선언적으로 들리는 제목을 통해 하나님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려는 글쓴이의 다짐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보통 목사의 아내에게 요구하는 사모다움이란 본질적인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다듬고 훈련해서 만들어진 제2의 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한 막내아우는 학부 때 여학생부장으로 활동할 정도로 여권에 대한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목사의 아내라는 타이틀 때문에 교회 안에서 세워나가야 하는 자리매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나로서는 그녀의 자기 정체화의 과정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글쓰기를 권했다.

 

자신이 해오던 일을 접어야 하는 대부분의 담임목사 사모들은, 목사의 아내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혼란을 겪는다. 같은 경험을 한 글쓴이는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신앙적으로 해석하고 결단하여 자아를 세워나가기를 바라며 글을 썼다. 자전적 수필집 <나, 목사의 아내>는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글은 따뜻하고 솔직하다. 1부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가기에서는 목회자의 부인이라는 자리에서 교회와 신앙생활과 절기 등에 관한 생활 속 이야기를, 2부 가족 이야기에서는 엄마라는 자리에서 가정과 자녀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3부 부모님 전상서에서는 자녀라는 자리에서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의 이야기를, 4부 글 조각 모음에서는 자신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60년의 삶을 되돌아보며 소소한 추억 속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다음은 본문 중에 있는 글이다.

“나는 이렇게 삽니다. 작은 일,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에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이며, 스스로 더 이상 빛나는 보석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데요. 또한 그 무엇도 되려고 하지 않아요. 성도들은 다 하나님의 보석들이잖아요? 빛나는 그 보석들을 내 마음 주머니에 담아, 그 보석들이 상처 나지 않게, 그리고 보석들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지 않도록 가만히 품고 사랑하면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그때까지 조용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말이에요. 여기까지 인도하셨고 지금도 돌보시며 앞으로의 인생 여정도 인도하실 하나님 앞에서 조심스럽게 살아가려고요. ‘코람데오’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