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단상

truehjh 2021. 6. 18. 10:19

 

65세 이상인 친구 중에 부지런한 친구들은 이미 1차 접종을 마쳤고, 대부분이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나도 백신 접종 예약한 날에 시간 맞추어 동생과 일행이 되어 병원으로 갔다. 안내에 따라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내과에서 문진을 거쳐, 주사실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잠시 따끔했다. 20분 정도 병원 내에 머물렀는데 주사 맞은 팔이 약간 뻐근한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은 없어서 손목에 붙혔던 스티커를 반납하고 주의사항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6월 15일 그날 저녁은 괜찮았는데, 밤에 자다가 여러 번 깨서 그런지 새벽부터는 약간 오슬오슬 춥고, 약간 어지러웠다. 침대에서 늦게까지 뭉개다가 일어났고, 미미한 두통과 전신 근육통이 지속되어 하루 종일 피곤했다. 하지만 참을만해서 진통제는 복용하지 않았다. 이는 면역반응으로 항체가 생성되는 증상일 테니, 견디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저녁이 되니까 열이나면서 몸살기운으로 까라질 듯 힘이 들어 일찍 누웠다. 증상이 가라앉지 않는다. 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AAP 500mg을 복용했다. 약한 몸살 기운이 다음날까지 지속되어 진통제를 한 번 더 복용했다. 지금도 주사 맞은 팔은 여전히 뻐근하다. 하지만 1차 접종을 완수했다는 해방감이 있어 마음은 편하다.

 

접종을 예약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사람 때문에 백신 잔여량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대단한 IT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다. 홍보도 잘 되어 많은 이들이 자원한다는데, 요즘은 노쇼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잔여 백신 접종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미 61세 이상의 백신 접종도 시작되었고,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얀센에 이어, 모더나 백신도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란다. 노바백스도 그 뒤를 이을 전망이라고 하니, 방역 당국이 정해놓은 순서에 따라 접종이 진행되겠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일 안에 접종률도 높아질 것 같다.

 

1945년 이후 WHO에서는 홍콩인프루엔자(1968), 신종플루(2009), 코로나19(2019)때 세 번의 팬데믹을 선언했다. 그러나 백신이 이렇게 빨리 개발되기는 처음이다. 과학의 발달로 누리는 혜택이라고 보아야 할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지만,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백신의 개발은 위대한 영향을 초래했다. 165년 180년 사이 로마제국과 15세기 말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번진 천연두,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에도 유행했다는 홍역(마진), 나와 관계가 있는 소아마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백신이 개발되어 인류를 위협하던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백신의 긍정적인 역할만 과대평가할 수는 없다. 백신에 대한 과민 반응 등 부작용 없는 완벽한 백신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백신에 대항하여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백신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위험한 부작용 때문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있고, 백신의 보관상태가 열악해서 약물의 변질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소아마비백신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백신의 운반상태가 안 좋아서 변질된 백신을 맞고 오히려 소아마비에 걸렸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서 백신 접종에 대하여 무조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을 거부하거나 예약을 미루고 있기도 하다. 나 역시 소아마비 백신은 물론이지만 감기나 폐렴백신조차 맞아본 기억이 없어서 자원해서 맞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예약해 놓고도 마음 한켠에는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남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백신접종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백신 접종은 이미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 책임이 되었다. 기회가 오면 피하지 말고 백신 접종을 완수하는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당시 엄청난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문화의 교류가 활발했던 부요한 도시 코린토스에 있는 교회에 보낸 바울의 편지에는 ‘모든 이에게 자유가 주어졌다. 하지만 그 자유를 행사할 때, 그것이 과연 선한 결정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오늘 또다시 그 말씀이 기억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