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Minimal Life

[행복주택] 행복주택 계약 완료

truehjh 2023. 6. 1. 16:19

행복주택 계약 완료

 

행복주택 계약 기간은 530일부터 오늘까지다. 나는 공고된 첫날 오전에 일찌감치 전자계약을 시도했다. 먼저 지정된 은행 계좌에 계약금을 보내고 나면, LH와 연결이 된다. 그리고 인증과정을 통해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으로 들어간다. 몇 가지 등록과 몇 번의 문자를 받아야 하는 과정을 거치면 부동산 임대차계약에 대한 확정일자 신고가 마무리된다. 다행히 이 과정도 누군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해결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제는 이런저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해주신 거주지라 생각하며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동호수도 이미 배정을 받았으니 앞으로 2년 정도 기다리며 작은 공간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 된다.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의 1/3 정도가 될 터이니 정말 많은 것들을 버려야 한다. 아니 가지고 들어갈 짐을 골라야 할 상황이다. 하늘나라로 갈 때는 더 간편하게 떠날 텐데, 이 기회를 잘 활용하여 초간단 미니멀라이프를 준비해 보아야겠다. 건물이 잘 지어지고, 좋은 이웃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가 남아 있다.

 

늙을수록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것이 힘겹게 느껴진다. 그러나 내 안의 자유는 늙음이라는 삶의 무게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생소하다고 겁내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내 앞에 펼쳐진 삶을 마주하여야 한다. 나는 간단한 짐 하나 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순례의 길을 가는 순례자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낼 필요도 없고, 순간만 살 것처럼 삶을 방기해도 안 된다. 어느 것에도 매임이 없어야겠지만, 그렇다고 미세한 바람에 흔들리는 부초처럼 우왕좌왕해서도 안 된다. 본향을 향해 가는 길 막다른 골목에서 만나는 우연하고 소소한 사건에서 행복을 그리고 불행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서 멈춰 서지는 않을 것이다. 용감하게 그 길 위를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