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graphy/실버시대(2025~ )

70세... 어른이어야 하는 나

truehjh 2025. 3. 18. 10:18

70... 어른이어야 하는 나

 

실제로 만 나이 70살이 되었다. 70대에 접어든 것이 꿈결 같다내가 70대를 앞에 두고 계속했던 질문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였다. 나는 60대 초반일 때까지만 해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삶,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삶을 원했다. 그러나 인생의 황금기에 들어서면서는 내가 평생 해보지 않았던 행동 해보기, 나답지 않게 살아보기, 엉뚱하고 신나고 재밌는 일 해보기 등이 기다리고 있는 낭만적인 삶으로 이끌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바램일 뿐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는 삶의 태도가 버겁기만 하다.

 

그렇다고 어떻게 살아도 상관없다는 것은 아니다70대는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나이이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이임을 인정하고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가볍게 즐겁게 감사하게 지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그냥 현재 상황을 즐기며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며, 남은 시간을 즐겁고 기쁘게 어른으로 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일흔이라는 나이에 어른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결혼도 해 본 적이 없고 아이도 낳아 본 적이 없는 여자인 나더러 아이 같다고 하고 소녀 같다고 해서만은 아니다. 인생을 여유롭게 관조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하는 말이다.

 

남은 삶을 어른으로 살려면 장애인이라고, 노인이라고, 혼자라고, 의기소침해지면 안 된다지금 이 모습으로도 당당해야 한다. 지금 이 모습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유약한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인 어른으로 용감하게 삶을 대면해야 한다. 노쇠와 맞설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70대를 잘 보내서 생의 남은 시간을 유연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 이외에 다시 또 무엇을 더 걱정할 것이 남아있는가. 어차피 그대로 있는 것은 어떤 것도 없으니, 변화무쌍한 미래의 시간이라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두려워 말고 새로운 하루하루를 맞이하면 되는 것이다.

 

내일을 위해 살 것이 아니라 그냥 순간순간 즐겁게 가볍게 지금 그냥 그냥 사는 것이다외부의 에너지가 투입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나이이긴 하지만, 너무 애써서 준비하거나 계획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 치열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려는 노력보다, 지금까지 익혀온 삶을 나누고 비우려고 노력하면 된다.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냥 당당하게 하며 살면 된다. 이전에는 남의 말 듣는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으니, 앞으로도 남의 말을 즐겁게 들어주면서 말이다.

 

물론 이제부터는 현재만 남아있듯이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과거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 필요가 없어지는 것일까, 오늘이라는 시간에 충실하며 즐겁게 지내면 되는 것일까?’를 수시로 의심하며 질문하겠지만 용감하게 대면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다만 당장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내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 지금의 삶에 대하여 용감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폴 틸리히가 말한 존재에의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용감하게 나의 삶을 사는 것 말이다.

 

그밖에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어디에서 잠을 자나 등 의식주에 관한 질문들이 이어지는데, 그것에 따른 어려움과 고통은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그 값을 치루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로 여기며 살면 된다. 모두 하나님께 맡기고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어제를 후회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단순하게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사는 그리스도인 어른 노인의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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