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진다고 하길래 겨울 이불을 꺼냈다. 십년 정도 겨울마다 꺼내 덮던 두꺼운 솜이불이다. 큰 이불의 무게감이 몸을 더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아 가장 추운 겨울 기간에만 사용하고 있다. 너무 커서 혼자 하기가 힘들어 낑낑대다가 엄마 생각을 했다. 손질할 때마다 엄마가 그리워질텐데 언제까지일까. 그날도 새로 바꾼 호청의 뽀송뽀송한 느낌을 기대하며 이불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무겁게 느껴져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엄마도 연세가 드신 후에는 가볍고 얇은 이불을 여러겹으로 덮고 주무셨던 것 같다. 겨울, 솜이불, 엄마, 그리고 외로움으로 이어지는 잔가지들 때문에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진다. 화장실을 두 번씩이나 다녀와도, 크게 소리 내어 숨쉬기 운동을 해봐도, 수없는 별을 세어봐도 잠이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