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03.16 어제 저녁 Y의 전화가 있었다. 나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는 그의 의식 저변에는 무엇이 잠재되어 있을까.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세상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드라마 속에 전개되듯이 내 삶의 한 부분에서도 한 편의 드라마 내지는 단편소설이 쓰여 질 수 있겠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떻게 하겠다라는 피곤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행동 할 수 있으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거나 부정하려 하지는 않겠다. 일종의 책임회피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주님의 계획에 대하여는 섣불리 판단하려 하지 않겠다. 그러나 역시. 빛과 어둠이 공존할 수 없듯이. 그와 나는 같은 방향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