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4

설 명절 풍경

엄마의 여덟 번째 추도예배를 드린 후, 1세대 7명이 나란히 앉아서, 2세대 8명과 3세대 2명의 세배를 받고 있는 풍경이다. 코로나 3년 만에 형제들이 다 모였다. 그 사이에 가족이 커졌다. 조카 손주 2명이 태어났고, 한 달 후에는 1명이 더 태어날 예정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오빠네 집에서 모인 가족 모임 중에서 가장 많은 식구가 모인 설 명절이었을 것이다. 태어난 지 한 돌과 세 돌이 지난 조카 손주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넘치는 에너지를 받아내기 힘들어 앙증맞은 손가락도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다. 조카들이 어릴 때는 데리고 노는 것이 너무 재밌었는데, 이제는 힘에 겨워 손주들과 놀 수가 없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오랜만에 만난 젊은 조카들에게도 물어보고 싶은 말과 해 주..

철없는 할머니의 명절맞이

내일부터는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명절날이 다가오는 밤이면 늘 이렇게 싱숭생숭하다. 막연한 기다림과 외로움의 감정이 소리 없이 밀려왔다가 큰 숨 한 번 내뱉어야 빠져나간다. 명절을 즈음하여 이유 없이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여기며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로운 거야’라는 주문을 걸어 나를 토닥인다. 그리고 ‘심심하고 무덤덤한 것이 인생이니 어쩌겠어. 그냥 그렇게 살면서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찾으면 되는 거지’라고 중얼거리면서 나를 위로한다. 그래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불투명한 뭔가가 남아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낼모레면 칠십이 되는 나이인데도 이런 감정을 붙들고 있는 나 자신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명절을 맞아 형제들, 조카들, 조카손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 묘한 기분이 든다. 행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