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지음 책을 구입하면 표지에 얹혀있는 몇 안 되는 글자를 꼼꼼히 모두 읽는 것으로부터 독서를 시작한다. 띠지 위의 글를 읽고, 표지를 넘기면 바로 나오는 책날개의 모든 글자를 읽고, 그다음 공백으로 나오는 빈 책장을 넘기고, 다시 등장하는 제목과 속표지들도 의식을 행하듯 천천히 넘기는 것이 나의 습관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몇 장을 넘기며 읽고 있는데 프롤로그 두 번째 페이지에서 내가 좋아하는 성구 ‘풀밭을 적시는 소낙비’를 연상시키는 문구가 등장했다. 그냥 빠져들었다. - 내가 느끼는 죽음은 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나 조용히 떨어지는 단풍잎이에요. p7 - 머리는 자기 것이지만 생각은 남의 것이니 문제지. p30 -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의 출발이지. p82 - 정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