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졸업할 때까지 내가 살았던 방에는
나무 창살에 창호지를 바른 창문과 출입문이 있었다.
그 당시의 문들은 대부분 유리가 아닌 창호지를 붙힌 문들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년에 한번 정도... 한 여름이 지난 후에...
누렇게 변색되기도 하고 구멍들이 뚫려 있기도 한 창호지 문들을 다 떼어 내고
그 위에 새 창호지를 붙이는 작업을 하시곤 했다.
문짝들을 다 떼어낸 후 그늘진 곳을 찾아서 줄 세워 놓으시고는 그 위에 물을 흠뻑 뿌린다.
한참 있으면 물에 젖은 창호지가 나무문살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조심스럽게 종이를 뜯어내고 젖은 나무틀을 말린다.
나무가 마르는 사이에 밀가루 풀을 쑤어서 잘 풀어놓은 후에
곱게 풀칠한 새 창호지를 문살에 붙이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두었다가
해가 넘어 갈 때 쯤 깨끗하게 마르면 다시 제자리에 문들을 끼워 놓는다.
난 그 날부터 얼마간은 하얀 창호지를 바라보며 마냥 행복해 했다.
하얀 종이 위는...
그림도 그릴 수 있고, 시도 쓸 수 있고, 예쁜 꽃잎도 붙힐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창호지가 붙혀질 때마다 나는 문짝 위부분에 정성스럽게 글을 써 넣고는 했다.
바로 이 성경구절이다.
‘믿음은 마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서 증거를 얻었느니라 - 히브리서 11장 1~2절 -’
나는 거의 매일 이 성경구절을 마주하곤 했다.
모태신앙인 내가 흔들림 없이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말씀이 내 삶의 베이스캠프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히브리서 기자는 다시 말한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사람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찌니라 - 히브리서 11장 6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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