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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마 20 : 6)

truehjh 2012. 3. 22. 17:37

 

상황1 : 어느 날 장터에서 -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 주지 않아서...

 

조금 있으면 해가 떨어져서 집으로 돌아 갈 시간입니다. 오늘도 빈손으로 들어가 이 허기진 배와 영혼을 달래야만 할 것 같습니다. 오후 다섯 시가 다 되어 가는데 나를 일꾼으로 써 주겠다는 포도원 주인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빈둥거릴 시간이 없지만 난 아직 일거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도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침 일곱 시가 되기 전부터 포도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열심히 무더위를 견디며 땀 흘려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난 아직 이렇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고용하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어떤 포도원 주인과 같다. 그는 하루에 한 데나리온으로 일꾼들과 합의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또 아홉 시쯤에 나가서 보니, 사람들이 장터에서 빈둥거리며 서 있었다. 그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적당한 품값을 주겠소’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일을 하러 떠났다. 주인이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 나가서 그렇게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하고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 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는‘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 마태복음 20 : 1 ~ 7 -

 

일거리를 찾으며 장터에 서 있으면서도, 오전까지는 능력있는 일꾼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많은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하고 골라서 들어갈 수 있는 포도원인 줄 알았습니다. 정오가 지나면서 조금 초조해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내가 들어가서 일할 포도원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며, 그리고 적당한 품값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며 오후 내내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이젠 해가 넘어가려고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는 시간입니다.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그리고, 이제야 알았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얼마나 나약하고 무익한 종인가를... 건강도, 재주도, 능력도, 열정도, 용기도, 사랑도, 의지도 없는 무능하고 게으른 종인가를... 이 늦은 시간에야 겨우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넘어 가기 전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나를 불러 써 주실 맘씨 좋은 농장 주인을 기다리는 것을 멈추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주인의 부르심을 기다립니다. 오후 다섯 시쯤인데 말입니다.



상황2 : 어느 날 포도원에서 -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말하기를...


아닙니다. 어쩌면 나는 포도원에 이미 들어 와 있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나를 불러 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품삯을 받을 때까지 계속 열심히 일하고 있어야 하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저녁이 되어, 포도원 주인이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기를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 까지, 품삯을 치르시오’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을 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러니 맨 처음에 와서 일을 한 사람들은, 은근히 좀 더 받으려니 하고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들은 받고 나서,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말하기를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를 하시는군요’ 하였다. 그러자 주인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나는 그대를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오. 그대는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그대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그대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대 눈에 거슬리오?’”

- 마태복음 20 : 8 ~ 15 -

 

오늘도 일찍 일어나 장터로 나갔습니다. 부모님이 그래왔던 것처럼 나도 일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장터로 나갔습니다. 그 때 마침 일꾼을 찾던 포도원 주인을 만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포도원에 들어왔습니다. 일찍부터 포도원에 불려 들어와서는 이 일 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무더위를 견디며 온종일 수고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녁이 되면 분명히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일하러 들어오는 것을 가끔 보았지만 관심이 없었습니다. 일거리를 찾는 그들의 기다림이 어떠했을 지에 대하여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저녁이 되었습니다. 일찍 들어온 사람들부터 품삯을 지불했더라면 아마도 또 다른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 이상하게 주인은 관리인에게 가장 늦게 온 사람들부터 품삯을 지불하라고 말합니다. 5시에 들어 온 사람부터 품삯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합의한 금액을 그들도 똑같이 받아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은근히 또 다른 기대를 했습니다. 일찍부터 일한 나는 좀 더 받으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도 똑같은 금액이 지불되었습니다.


나는 만족되지 않습니다. 왠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 같아서 속이 상합니다. 그렇다고 나하고 똑같은 품삯을 받아 가는 그들이 미운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단지, 일찍부터 일한 나에게도 똑같은 품삯을 주는 주인이 섭섭하고, 야속하기만 합니다. 나의 일터인 이 포도원에서 즐거워하지 못했고, 주인이 불러 준 그 부름을 고마워 한 적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상황3 : 지금 여기에서 - 감사할 수 있어야...

 

“이와 같이,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될 것이다."

- 마태복음 20 : 16 -


꼴찌가 되지 않으려면^^...

빈둥거림과 투덜거림을 멈추고...

더 이상의 무엇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 여기에서... 감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