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운명처럼 봄이 다가옵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봄을
두 팔 벌려 맞이할 용기가 없습니다.
생기 넘치는 봄을 향해
돌진할 용기는 더더욱 없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매달려
옴짝달싹 할 수가 없습니다.
갇혀진 느낌아래
아무런 행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봄을 뒤따라가지도 못하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구경만 하고 있는 나에게
스스로 화가 나다가도
이제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자문에
그냥 스르르 무너집니다.
기다리는 행위 조차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에
내 존재가 먼지같이 느껴지는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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