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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 청와대 집에서 나온 전직 대통령

truehjh 2017. 3. 13. 23:19

  

개인이 아닌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를 비판해왔던 터라 탄핵된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사저로의 퇴거’는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지만, 그녀 홀로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 약간 불편했었다.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직계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한 인간으로서의 박근혜가 안타깝게 여겨져서 마음이 쓰였다.

 

그런데 대국민 메시지 한자도 없이 떠난 파면된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서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해맑은 웃음을 보냈다. 그 야릇한 웃음은 나의 평범한 인지상정을 확 깨뜨려버렸다. 그의 얼굴에 나타난 태평스러운 웃음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지금 국민의 마음을 알기나 하는 대통령의 얼굴인가. 국민을 혼란으로 빠뜨리고 안보와 경제를 도탄에 몰아넣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청와대를 나가 자신의 지지자들과 천진한 웃음을 나누고 있다니...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무한한 권리를 부여한 대가를 지금 모두가 당하고 있는 것이다.

 

왜 대통령이 되었을까. 자신의 의지가 전혀 작동할 수 없는 구조에서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영국의 여왕 같이 태생이 공주였다면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정치의 길에 설지 말지에 대한 선택은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가. 누구도 원망할 필요가 없다. 그녀는 정치의 길에 나서지 말고 비운의 공주로서 살아가는 것이 마땅했으리라고 여겨진다.

 

아버지 명예의 회복은 역사에 맡겨야 한다. 자신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오만과 욕심이 그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고 또한 청와대에서 나오게 된 것은 오로지 자신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