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2.
청량리역에서 여왕님을 만나 가평행 청춘열차를 타기로 했다. 나는 금촌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 약간 들뜬 기분으로 역 밖으로 나왔다. 아주 오랜만에 와보는 청량리역 전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매우 궁금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서성이다가 다시 올라왔다. 옛날 친구들을 만나던 추억의 청량리역 광장은 아니었다.
미리 예약해 놓았던 ITX 열차를 타고 30여분 달려 가평역에 도착했다. 필그림하우스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려면 두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역사 건너편에 눈에 띄는 카페가 보여서 들어갔다. 인테리어가 예쁘게 꾸며진 낯설지 않은 공간에서 가평이 고향인 중학교 단짝친구 생각, 대학 다닐 때 하계봉사에 참여하느라고 가평역에서 친구 기다리던 생각, 그 친구 만나서 자전거 뒤에 타고 설레는 맘으로 숙소인 학교로 가던 생각, 교회에서 여름수련회 가던 생각,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에스프레소 한 잔이 어느새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2시 20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오목골로 가는 버스를 확인하고 올라탔다. 40분 정도 가자니 봄볕 같은 햇살에 차멀미가 난다. 몽롱한 가운데 드디어 도착.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비탈길 위에 차분하게 서있는 필그림하우스를 발견했다.
숙소동으로 올라가서 체크인을 하고, 가방을 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밖으로 나왔다. 천로역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도 신청을 했었는데 긴 거리를 그 속도에 맞춰 따라다녀야 한다길래 부담스러워 취소하고 왔다. 나는 갈 수 있는 만큼만 가기로 마음먹고 거꾸로 진입했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아기자기(?)한 코스로 꾸며져 있고, 그 코스 중간에 도서관 같은 카페 건물이 아담하게 서 있다.
저녁식사를 일찍 하기로 하고 식당으로 갔다. 메뉴 중의 하나가 봄똥나물이었다. 2월 한달 내내 유난히 먹고 싶었던 음식이 나와서 행복한 저녁식사였다. 숙소로 들어와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며 하루밤을 보냈다.
2019.03.03.
주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조식을 하고 어제 들렸던 미궁에 가서 모카라테를 주문했다. 나의 기호품 커피믹스 생각이 간절했었는데, 그것보다 더 맛있는 커피 한 잔을 거의 다 마셨다.
예배 시간에 맞춰 예배당으로 갔다. 설교 제목은 <밤, 사경에...>, 인생에서 고난이라는 파도를 만났을 때 예수님의 임재를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 앞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산을 마주하고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숙소도 그런대로, 음식도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예배드리는 공간은 압권이었다. 자연 속에 안긴 것 같은 안락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돌아오는 길은 여유롭게...!!
'Here&There > 우리나라(2)'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6(2) 목포 문화예술회관 (0) | 2019.07.05 |
---|---|
201906(1) 목포 근대역사박물관 (0) | 2019.07.03 |
[2017-11 제주도(9)] 집주변 (0) | 2017.11.20 |
[2017-11 제주도(8)] 풍차 (0) | 2017.11.18 |
[2017-11 제주도(7)] 보리빵 (0) | 2017.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