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truehjh 2020. 2. 23. 22:47


오늘은 주일이다. 동생집으로 가서 컴퓨터 앞에 세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렸다. 태어날 때부터 기독교인인 나는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가 아주 친숙한 풍경이다. 일곱 식구가 동그란 밥상에 둘러앉아 예배드리곤 하던 어릴 적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훈훈해졌다.


예배 후에는 새로 나온 맛이라고 주문한 치킨과 피자를 맛있게 먹었다. 작은 올케와 도토리가 나를 위해 특별히 선택한 메뉴로, 나 혼자 있을 때는 먹을 기회가 없을 음식이다. 도토리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비책 중의 하나라며 배달앱을 소개한다. 그녀의 도움으로 앱을 다운 받았고, 회원가입하는 과정도 마쳤다실험적으로 내일 아침 새벽 배송받을 식재료 두 가지를 주문했다. 이젠 좀 편리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동생집에서 나와 이마트에 들렸다. 카트 손잡이가 신경 쓰여 미리 비닐장갑을 준비해 갔다. 함께 가지고 간 멸균종이행주로 닦아내고 손잡이를 잡았다.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다. 물론 나도 마스크를 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이런저런 물건에 기웃거리며 여유를 부리며 다녔을 터인데, 오늘은 당장 필요한 생필품 몇 가지를 구입하고는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미국여행을 떠났던 동생은 오늘 오후 무사히 귀가했다. 떠날 때에 크르즈여행에 대한 걱정을 실컷 했더니 돌아올 때는 오히려 국내 사정이 더 나빠졌다. 인간의 걱정이란 너무나 하찮고 부질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것으로도 약간의 안심이 되는 것은 인지상정 아닐까. 1월 말에 태국으로 떠났던 막내네도 무사히 귀국했는데 14일간 조용히 지내기로 하고 스스로 격리하고 있단다. 전염병이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정부는 오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