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나는?

truehjh 2021. 7. 22. 11:11

 

지속되는 더위와 코로나 때문에 우울하다. 우리나라에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생긴 지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에 나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내가 65세가 되는 해에 코로나 펜데믹을 맞이했다. 미래로 다가오는 10여 년간의 시간을 가장 ‘나답게’ 보내기를 원했고, ‘나로 살기’로 마음먹고 있던 시기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방역정책으로 인해 외부로부터 오는 요구들이 자연스럽게 차단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사회활동 역시 의도치 않은 한계가 그어졌다. ‘나답게’란 무엇인가는 천천히 정의하기로 하고, 우선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를 실행하려던 중에 발생한 상상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오히려 나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어난 변화는 다양하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인 손실을 입어 좌절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탈출구였던 여행의 욕구를 잠재우고 집안 인테리어나 요리를 직접 한다고 한다. 마스크 사용과 손 씻기 외에도 일상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부담된다고 하는 사람들, 집단의 모임이 금지되고 있어서 사회생활과 조직생활이 불편해진 사람들, 교인들이나 동호회 모임이 4인 이상 금지로 어색해진 사람들이 많다. 법원의 영상재판, 가족모임, 결혼식, 장례식의 모습 등 사회 곳곳에서 거리 두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거리 두기로 인해 인간관계의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도 경계의 시선을 버릴 수 없다. 특히 주변에 대한 시선이다. 코를 훌쩍거리기만 해도, 기침 소리만 들어도 경계심과 경각심을 느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 개인에게 미친 영향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입장에서 변화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거리 두기의 생활방식 때문에 외로움을 탓할 이유가 줄어들어서 정신건강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최근의 내 생활양식은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삶의 방식이다. 밥해 먹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운동하러 가고, 그런 자질구레한 일상이 삶의 전부가 된 것 같은 모양으로 살고 있다. 머릿속에 무엇을 먹을까의 비중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감기백신 한 번도 맞아보지 않은 나지만 백신 접종을 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일상화될 것 같다. 그리고 마스크 쓰는 일상이 지속될 것이다.

 

일상의 멈춤 중에서 심각한 멈춤이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이기도 하다. 예배에 대한 형식이다. 평생을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주일에 교회에 나가서 대중예배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삶의 기본 양식이었다. 그러나 방역 차원에서 영상예배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신앙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지는 변곡점이라고나 할까.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내가 초신자가 되는 느낌. 기득권적인 신앙의 자세를 내려놓고, 초신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초심으로 예배드리는 자가 되어 기본부터 다시 배우는 자세로, 습관적인 예배자의 모습이 아닌 새로 믿음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의 자세로 돌이켜야 한다는 요구가 내 내부에서 생기기 시작했다.

 

예배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란다. 예배자로의 태도가 남에게 인정받지 못할 것 같아 염려스럽지만 나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대처하며 지내야겠다. 이웃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교회라는 조직 속에서 구체화시키려고는 마음은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내가 변화된 것은 예배자로서의 태도와 교회에 대한 방황을 마무리하게 되는 기간이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