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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8) 제주도 : 귀덕 친구집에서

truehjh 2022. 11. 14. 13:36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여행기는 이미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제주여행 이야기가 있다. 친구 집에서, 그리고 동생 가족과 함께한 제주 여행기다. 제주의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와 싱그런 숲을 다시 떠올리면서 풀어나가야겠다.

 

2022.10.15.() 귀덕의 아침

 

어제 제주장애인보조공학서비스지원센터에서 겨자씨 친구들과 헤어져서, 귀덕의 친구집으로 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박스로 사놓은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요리하는 일이 별로 없는 라이프스타일이라서 완제품 밀키트를 미리 주문해 놓았단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꾸고, 간단하게 짐정리를 한 후에, 수건과 이불을 받아 며칠 묵을 준비를 마무리했다.

 

친구는 방바닥의 온도를 높이려고 보일러실의 밸브를 돌렸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던 방이라 밸브가 전혀 움직여지지 않는다. 아무 도구도 없는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겨우 관리인과 연결되어 펜치를 빌려다가 빡빡한 밸브를 움직일 수 있었다. 방은 금방 뜨끈뜨끈해졌다. 그러고 나니 피곤함도 몰려오고 배도 고파졌다.

 

우선 누릉지삼계탕을 전자렌지에 데워먹었다. 식사한 뒤처리를 하고, 내일 먹을 음식까지 준비해 놓은 후에, 겨자씨 카톡방 메시지들을 보았다. 제주공항에서 약간 고생했을 뿐, 모두 무사하게 각자의 집으로 잘 도착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함께 가지 못한 나로서는 무사히 귀가했다는 소식이 그저 감사할 뿐이다.

 

피곤함에 못 이겨 뜨끈한 방에 누웠는데 금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그녀는 이전에 약속되었던 낚시모임에 갔고, 집에는 나 혼자였다.

 

어제 삶아 놓은 달걀 두 개, 작은 사과 한 알, 치즈 한 장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창가로 갔다. 팬션 건물이 조금 높히 올라가고 깔끔하게 치장된 것 외에는 5년 전과 변함없는 창밖의 풍경이다. 나무 한 구루도 여전하다. 바로 건너처럼 보이는 바다 풍경도 여전하다.

 

씻고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