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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e도토리선생님 - 거짓말에 관한 기억

truehjh 2007. 12. 19. 00:15

나의 부친에 관하여 아는 분들은 알고 있지만

나의 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정직해야 한다", "거짓말은 절대로 안된다." 라는

원칙을 어린 나에게 많이 심어 주셨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 여러가지로

어수선하고 특별히 찍고 싶은 후보가 없지만

정직하지 못하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차기 이나라의 대통령이 될 것 같은 느낌이드니......

나는 나의 어린 딸에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고 고민해 본다.

그것은 아닌것 같은데...

 

초등학교 3학년 때 거짓말하다 아버지께 종아리를 맞고

쓴 반성문이다. 1달 사이에 2장이라...

나도 무척 거짓말장이 이었나 보다.

 

 

 

출처 : mjmh0605
글쓴이 : 주영이 아빠 원글보기
메모 :

 

!!!...

아버지한테 들키지 않도록 자~~알 했어야지요... 똘똘이라는 별명이 무색한 아우님...ㅋㅋ...


e도토리선생님 - 거짓말에 관한 기억

 

도토리의 아빠, 그러니까 나의 남동생은 지금 자기 딸의 나이만 했을 때 똘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누가 그렇게 지어주셨는지는 몰라도 눈이 동전 같이 동글고 반짝이는 데다가 행동이 민첩하여 붙여진 애칭일 것 같다. 얼마 전에 우리가 함께 연결되어 있는 SNS상에 도토리 아빠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거짓말에 관한 기억

 

나의 부친에 관하여 아는 분들은 알고 있지만

나의 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정직해야 한다.’, ‘거짓말을 절대로 안 된다.’라는

원칙을 어린 나에게 많이 심어 주셨다.

 

다음 사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거짓말하다

아버지께 종아리 맞고 쓴 반성문이다.

1달 사이에 2장이라...

나도 무척 거짓말쟁이였나 보다.

........................

 

나는 나의 어린 딸에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에 대하여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는지를 잠시 고민해 본다.

 

이 글을 읽은 도토리의 반응은 우리 아빠 정말 귀엽지?’라는 댓글을 다는 것이었다. 나였으면 어땠을까. 우리 아버지가 거짓말을 했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했거나 아니면 속으로 크게 실망했을 것 같다. 그런데 도토리의 반응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빠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별로 중요한 사건이 아닌가 보다. 그렇다고 요즘 아이들이 거짓말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거짓말에 대한 반응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이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갇혀 있지 않고 필요한 거짓말, 해도 상관이 없는 거짓말이 있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체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나도 한 줄 거들어 아버지한테 들키지 않도록 자알 했어야지... 똘똘이라는 별명이 무색한 아우님...’이라는 댓글을 달면서 나의, 우리의 아버지를 떠올려 보았다. 우리 집에서는 거짓말하는 것이 가장 큰 죄였다. 우리의 아버지가 지키고 싶으셨던 그리고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싶으셨던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는 이었다. 그래서 사소한 거짓말부터 하얀 거짓말이나 새빨간 거짓말에 이르기까지 거짓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금기였다. 거기다가 참과 거짓 중에 우리는 당연히 참의 편에 서야 한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살아야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세상에는 참과 거짓으로 분명하게 나눌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 우리가 살면서 참과 거짓을 구분하여 놓는다고 그것이 다 참일 수도 없고, 다 거짓일 수도 없다. 참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또는 참과 거짓의 문제가 아니고 좋고 나쁨의 기준처럼 개인의 선호도가 크게 작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참은 참이고 거짓을 거짓이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때를 방관하거나 방기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가지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용감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