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스웨덴(2009)] 스톡홀름 시청(Stadshuset)

truehjh 2009. 5. 16. 18:21

2009.04.17


스톡홀름에서의 첫 밤은 깊지 않았다.

새벽 02시에 잠을 깼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아침 7시일까?

한 사람씩 부시시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왔다.

야밤에 여러번의 물 내려가는 소리가 너무 요란할까봐 신경을 쓰며...

주일에 설교를 해야 할 이슬은 조용히 묵상을 하고, 여왕과 나는 05시까지 수다를 떨었다.

07시에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08시에 아파트 문을 잠그고 나갔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얼굴도 모르는 안내자를 기다렸다.

젊은 아빠들이 아이들의 유모차를 밀고, 자전거 뒤에 태우고, 또는 손을 잡고 걸어서 어디론가 간다.

남녀 공동의 육아 방식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잠시 후 길을 건너오는 동양인의 얼굴을 보고 초면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시청으로 간단다... 바로 스톡홀름 시청으로의 안내다.

스웨덴에 도착해서 첫 번째 행사라고나 할까...

여행객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다. 누군가에 의해 사려 깊게 계획된 일정임이 느껴진다.

 

이제 스톡홀름에서의 도보여행(?)이 시작되었다.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위치를 가늠할 수 없으니까 가슴이 답답해진다... ㅠ...ㅠ...

버스표를 사고, 버스를 탔다. 그리고 센트럴스테이션에서 내렸다.

몇 번의 길을 건너니 호수를 끼고 걸어가는 길이 나타났다.

1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스톡홀름이 물 위의 도시임을 증명이나 하듯이 아름다운 호수의 표면이 아침 햇살에 비추어 반짝이고 있다.  

 

사람과 자전거가 구분하여 다닐 수 있도록 된 길 한쪽에는 넓은 잔디밭에 수선화로 알고 있었던 꽃이 북구에서는 부활절 꽃이 되어 여기저기 피어있고, 다른 한쪽에는 찰랑거리는 물결 위에 머물고 있는 배들이 인상적이다.  아주 높은 건물이 별로 없어 화려하다기 보다는 아기자기한 느낌의 시가지로 보인다.  한참을 걷다보니 이제 저 멀리 시청 건물이 보인다. 1923년 세워진 시청 건물은 스톡홀름의 3대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란다. 그림자와 함께 가지런한 보도블럭 위를 걷고 또 걸어서....

 

 

시청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 

이문을 지나면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경...

웅장한 기둥들과 잔디밭, 그리고 호수와 낚시하는 사람과 벤치에 앉아서 사색하는 사람과 호숫가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과 저 멀리 호수 건너편의 평화로운 건물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한쪽 건물에서는 실무를 보는 직원들이 어딘론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고...
우리는 거대한 홀 안에 섰다. 매
년 노벨상 축하연이 개최되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 블루룸은 1,000여명이 만찬을 개최할 수 있는 공간이란다.  

 

 

세계 1차대전으로 인해 경제사정이 악화되어 시민의 기부를 받은 벽돌 하나하나에는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단다.

빨간 벽돌인데 불루룸이라?

붉은 별돌과 대비되어 푸른 빛의 대리석 바닥이 돋보이기는 한다.

노벨상 시상자는 아니지만 이 기회에 노벨상 시상 후 만찬이 열리는 홀에 서서... 회심의 미소를... 

 

사진을 찍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여성의원이 50%라는 시의회의 회의실을 지나면서 그들의 남녀 평등의 인권 상황을 부러워하며 복도를 나와 왕자의 화랑으로 갔다. 노벨상 시상자들이 모여 식사를 한다는 홀의 한쪽 벽에는 왕자가 그린 멋진 벽화가 있다. 사재를 털어 7년동안이나 그려서 완성했다는 그림이 안타까울 정도로 마음에 와 닿는다. 석화라고 하던가... 돌가루에 색을 입혀 마르기 전에 그려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을 그림에만 몰두했단다. 그러고도 자신의 실력이 형편없는 그림을 그리는 수준으로 평가될까 봐 노심초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적어도 그 정도의 헌신 없이는 기념할 만한 사건을 남기기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1,900만개의 황금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된 ‘황금의 방(Golden room)' 에 들어 갔다. 스웨덴의 역사가 묘사되어 있는 그림을 보면서 종교 30년 전쟁이 궁금해졌지만 그냥 여기서도 사진이나 한방... 찍고... 아름다운 여신과 놀 시간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시청 밖의 풍경들이다.... 기분이 좋다... 물기어린 상쾌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