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6
먼 길을 떠나자면 언제나 남동생의 신세를 지면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나의 큰 부담이다.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동생의 차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출발했다.
예상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환전도 하고 화장실에도 다녀온 후
일행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 하고는 핀에어 항공사 앞에서 만났다.
짐을 부치고, 보딩패스를 받고, 출국절차를 마친 후 지정된 게이트를 향해 갔다.
다리가 건강한 여왕은 즐겁게 면세점을 돌아다니고...
다리가 부실한 나는 서둘러 케이트를 찾아 가고...
출발 게이트까지 도착한 후에야 마음을 놓는 습관을 이슬에게 설명하면서
약한 사람들과 건강한 사람들의 생각차이는 행동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또 한번 실감했다.
나는 목표를 확인한 후에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인데,
과정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우연한 사건들에 대하여 재빠르게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생긴 행동양식인 것 같다.
아침을 굶은 상황이라 게이트 근처에서 만두로 요기를 하고
시간에 맞게 도착한 여왕과 함께 거의 마지막 탑승자로 탑승했다.
그리고... 9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도착했다.
좁은 공간에서의 아홉시간은 너무 길다. 서너시간이면 적당하게 참을 수 있겠는데... ㅠㅠ...
헬싱키 공항에서 두시간 정도 보내고 다시 한시간을 가야 스웨덴의 알란다 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환승의 절차를 따라 가다가 놀랍게도(?) 한글로 ‘환승’이라고 쓰여진 안내판을 보았다.
한국의 위상이 확실히 느껴지고...^^
검색대에서 노부부가 들고 다니는 지팡이를 보았는데
지팡이에 의자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는 좌석이 붙어 있었다.
편리할 것 같아 나중에 참고하려고 사진도 찍어 놓았다.
인천공항보다 훨씬 소규모의 공항이지만 이국적인 모습이 매력 넘친다.
면세상가들을 지나...
커피를 마시고 와인잔을 기울이는 공항의 실내 노천 레스토랑 앞을 지나...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면서 환승하는 곳에서의 여유를 즐겼다.
먼 곳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이 모인 공항은 언제나 내 가슴을 두근두근 설레이게 한다.
오래전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북부에서 남부로 이어진 혼자만의 비행기 여행에서 느꼈던
신선하고도 생소한 경험이 환승에 대한 환상을 키웠던 것 같다.
나에게도 경이감, 모험심, 두려움, 호기심에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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