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스웨덴(2009)] 식사로의 초대 - 에바 & 에바

truehjh 2009. 5. 23. 11:51

두 사람의 에바를 방문했는데 에바 트로치와 에바 아덴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데, 우리는 한국인 가정뿐 아니라 스웨덴 가정에도 초대받아 방문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 참 감사했고, 그들의 검소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 사람의 에바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를 쓴 입양아 아스트리드 트롯치의 어머니이다.

트로치 부부는 아이 셋을 한국에서 입양한 입양부모로써

부인 에바 트로치는 자신의 전생이 한국인이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고고학교수인 그녀의 남편도 작은 체구의 한국남자 같은 분위기다.  

 

역시 촛불이 켜져 있는 식탁위에 미트볼, 감자, 쨈, 야채샐러드, 오이피클과 사과쥬스가 있었다.

나이 60이 넘어서 교육학 박사를 마쳤다는 그녀는 베틀 위에서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하단다.

베틀을 남편보다 더 사랑한다고 질투하는 남편 앞에서 이것저것 자신의 작품을 선 보였다.

자신이 소개되어 있는 일본책과 가족사진들과 남편이 모아놓은 여러 나라의 기념품들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눈 후에 우리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예쁜 포장과 함께 특이한 리본으로 묶은 노트였다.

그 노트 위에 각자의 라이프스토리를 써서 간직했으면 좋겠단다.

작지만 마음이 깃든 이 선물이 나를 감동시켰다....  

 

 

 

 

 

또 한사람의 에바는 멋진 싱글이라서 나는 호기심이 가득한 채로 그녀 집을 찾아갔다.

에바 아덴에 대해서는 스웨덴에 도착하는 날 저녁부터 들었기 때문에 익숙한 이름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시집올 때 예쁘게 수놓아 가지고 오셨다는 새하얀 면덮개를 입힌 베개를 베고 잤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쓰던 물건을 귀히 여기는 사회가 아름답다.

초대받아 간 그녀의 집에는 목수였던 그녀의 할아버지가 만드셨다는 멋진 서랍장이 있었다.

섬세하고 치밀하게 만들어진 서랍장을 본 우리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곳에도 역시 촛불과 화분이 있었다.

꽃으로 창가를 장식하는 작은 여유가 부러웠다.

물주고, 햇빛 받게 하고, 바람 통하게 돌보아 주는 일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혼자 살고 있는 그녀의 집은 특별히 아름다웠다.

목공예 작품뿐 아니라 수준 높은 그림이 많이 걸려 있었다.

모두 유산으로 물려받은 것이라고 한다.

에바 아덴의 할머니는 스웨덴에서 최초로 여성에게도 투표권을 달라고 주장하신 분이란다.

그녀의 가족 스토리를 들으며... 어머니들의 역사 속에서 여전사 같은 그녀의 모습도 보았다.

 

최근에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신의 일을 소개한다.

신학을 전공하고 제3국에서 사회 운동을 하고 있는 그녀와 함께

심도 있는 신학적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영어 실력이 못 미치는 이유로 아쉬움만 남는 만남이었다.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또다시 절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