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스웨덴(2009)] 기관방문 - 민들레회

truehjh 2009. 5. 31. 21:12

 

민들레회 정기총회가 임마누엘교회에서 열렸다.

일년에 두 번 전체적임 모임을 가지는데 오늘은 정기총회로 모이는 날이란다.


우리를 초청한 모임의 총회이니만큼 조금은 긴장되어 일찍 그 곳으로 갔다.

시간이 가까워 오니까 역전의 용사(?)들이 한 분, 두 분씩 모이기 시작했다.

한국과 관련이 있으며, 간호사, 교사, 의사, 사업가, 은행원, 사회운동가, 교수, 전도사 등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한국의 여성인권운동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하여 모임을 지속해 오신 분들이다. 그분들에게서는 노인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회원은 스웨덴 분들이 훨씬 더 많다고 하는데 그날은 반반 정도의 비율이었던 것 같다.

한국전 이후에 간호사로 한국에 와서 봉사했다는 스웨덴 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자기가 한국에 있었다고 인자한 얼굴로 나에게 말을 건네신다. 간호사로 일하다가 40여년 전에 스웨덴으로 가신 우리나라 할머니들은 한국어에 대한 감각을 놓칠까봐 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살며 글을 쓰고 있다고 하신다.


나는 장애여성의 인권상황에 대한 발표를 했는데

내 자료를 통역해 주신 천순옥선생님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분은 차분한 외모를 가지고 계셨지만 순수한 열정을 품고 있는 분이셨다.

어렸을 때 앓은 장티부스 후유증으로 인해 안면에 화상장애 같은 흔적이 완연하다.

24세에 스웨덴으로 건너 오셨다고 하는데 정서적으로 동감할 수 있는 통역인을 만나 마음의 짐을 덜었다.

그분은 우리 세 사람의 자료를 한 사람이 통역하기가 벅차다는 회장님의 말에

하나를 그냥 뽑았는데 내 자료가 뽑혔다고 설명하시며

자료를 번역하는 가운데 자신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신다.


총회가 끝난 후에 각 회원들이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담소를 나누었다.

해마다 누군가가 만들어 오신다는 달콤한 케익(이름을 잊었다...ㅠ... ㅠ...)이 정말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