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스웨덴(2009)] 기관방문 - Samhall

truehjh 2009. 6. 12. 23:59


스웨덴에서 내가 가장 집중하고 싶었던 주제는 ‘장애를 가진 노인들의 안락한 삶은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가’와 '이 시대의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가', 그리고 ‘장애인의 일할 권리가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가’ 에 대한 것이었다. 노년에 관한 문제는 도착하면서부터 삶의 선배님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갔고, 오늘은 일할 권리에 어떻게 접근해 가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전철을 탔다. 우리나라 환승시스템과 조금 다른 것은 내린 그 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전철을 바꾸어 탈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전철역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전철을 자주 이용하는 나에게는 환상적인 방법이다.


우리가 도착한 커다란 건물 앞에는 Samhall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Samhall은 장애인들에게 직업을 알선해 주는 기관으로서 국가가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라고 한다.

영어로 된 브로셔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Dream job. Is it having a disability and finding something you can do well?

Dream job. Is it finally getting a job and a salary?

Dream job. Is it a job that challenges you and furthers you?

Dream job. Is it feeling you're doing something that benefits society?

Dream job. Is it jobs that Samhall manages better than others?

Dream job. Is it people developing through their work?

 

Samhall이 추구하는 직업 개념이 잘 드러나는 문구이기도 하지만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일할 권리가 담겨져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Samhall의 목적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장애인의 직업’을 찾아내는 것이란다.

즉 장애인에게 적당하고 알맞은 직업을 찾아주는 것이 Samhall의 주된 목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 아래서 처음에는 소단위 또는 특별하게 만드는 일을 구별하여 시작했지만 지금은 큰 기업에서 하청 받는 것을 찾아내는 것으로 청소, 편지 분류, 도로 청소, 잡초 뽑기, 묘지조경,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처음 구직소에서 능력평가를 하고 배치되면 주어진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 전국적으로 20,000여명, 스톡홀름에서는 2,700여명에게 일을 주고 있다. 1년에 한번씩 재평가하고 상담도 한단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상당한 갭을 느꼈다.

장애인이라고 따로 분리되어 있다기 보다는 각 사람의 특징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장애의 개념이 완전히 달라서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우리를 안내해 준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 사람이 처해있는 환경이 핸디캡이다. 휠체어에 앉아서 손이나 머리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핸디캡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청소를 하려면 핸디캡이다.....’

장애의 개념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그들의 제도를 배워 온다는 것은 기초를 무시하고 집을 짓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몇 백 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크기의 규모다. 뷔페에서부터 단순한 전통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가지고 있다.   

 

 

과자 같은 빵과 함께 커피까지 즐겁게 마시고 나와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 중에 하나인 Skogskyrkogarden이라는 교회 묘지를 향해 갔다. 이 묘지 역시 그들이 조경을 관리하는 곳이란다.

너무 넓어서 구경해 볼 엄두가 내지 않았는데 일행 중에 한사람은 묘지공원을 구경 갔다가 길을 잃을 뻔했다며 한참만에 긴장된 얼굴로 돌아왔다.  

 

 

 

우리는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시간에 마침 장례식이 끝나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 무리씩 나오고 있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