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스웨덴(2009)] 기관방문 - 임마누엘교회 양로원(Radmanshemmet)

truehjh 2009. 6. 12. 23:43

 

우리가 방문한 양로원은 언약교단에 속한 임마누엘교회의 부설 기관이다. 교회에서 운영하지만 정부보조도 받고 경제적으로 교회로부터 자립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 사람만 들어 갈 수는 없다고 한다. 시설이 좋고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운영하며 신앙이라는 정신적인 지지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곳이다. 경제사정이 나빠 못 들어오는 경우는 없지만 구에서 허가가 날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곳의 책임자는 노인병, 사회복지법, 직원관리, 계획수립, 의약품 취급, 등의 양로원 원장 교육을 받고 이곳에 부임한다고 한다. 의사는 일주일에 한번 오고 물리치료사는 훌타임 근무, 간호사를 포함한 20여명의 직원들과 임마누엘교회 교인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의료 보조기를 개별적으로 점검해주는 사람이 오고, 발 치료사(발톱손질)와 미용사가 일주일에 한번씩 온다고 했다. 이 비용은 본인부담이라고 한다.


양로원에서 노인장애인복지실태를 살펴보고 싶었으나 장애의 개념이 완전히 달라 포기했다. 이곳의 직원들과는 우리가 말하는 장애인의 개념이 소통되지 않았다. 장애인이 아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뿐이었다. 그들이 장애에 대하여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라면 치매정도라고나 할까...

현재 54명의 노인과 학생 10명이 거주한다고 한다. 노인과 젊은이가 함께 있을 수 있는 제도에서 균형과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이 곳에 한번 입소하면 죽을 때까지 사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치매가 올 경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경우에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옮긴다고 한다.

이곳에 새로운 분이 들어오면 어떻게 생활하고 싶은지를 물어서 되도록 그분이 원하는 대로 사시도록 배려하는 것이 주요임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단체생활이지만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늦게 일어나도록 배려하는 등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메뉴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고 가능한 한 들어준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신문함께 읽기, 바느질, 체조, 은그릇 닦기 등 다양한 취미생활도 함께 한다고 한다.


각 방마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었고, 개인들이 집에서 쓰던 물건들을 가져와서 방도 아기자기하게 개성을 살려 꾸며 놓고 있었다.

마침 라운지에 나아 계시는 할머니의 허락을 받아 그분의 방을 들어가 보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할머니의 방에는 옷장, 싱크대, 침대, 소파, 책상, 액자, 책들, 화분들, 세탁기 등이 있었고 평소에 쓰시던 물건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그냥 사는 곳이지 시설(인스티튜션)이 아닌 것 같았다. 천장 위에서 내려오는 비상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부인과 남편(환자와 그 배우자)이 같은 공간이지만 구별된 방을 사용하면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구조의 방도 있다. 그리고 가족들이 와서 요리할 수 있는 공동 취사장도 3개나 있었다. 공동식사+리빙룸+발코니+공동세탁실+공동예배실 등이다.


스웨덴의 거의 모든 양로원의 수준은 크기나 서비스 등이 비슷하다고 한다. 양로원의 원칙은 유료이고 밥값과 집세는 모든 입소자들이 공통으로 지불하고 기타 비용은 소유재산에 따라 다르게 낸다고 한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은 적게 내는 사회민주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최소한 한 달에 월 2500크라운~3000크라운 정도가 남아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없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족한 금액은 나라에서 채워주기 때문이다. 정말 복지 천국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노년을 평등하고 평안하게 지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 건물 1층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쿠키 몇 개와 함께...

그리고 내 노년의 생활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과 함께...

그렇게 마시는 커피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