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스웨덴(2009)] 북유럽 여행을 마치고...

truehjh 2009. 7. 17. 20:14

2009.05.06

 

스웨덴 알란다공항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맞아주셨던 회장님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으로 들어갔다. 출국절차를 마치고 나른한 몸으로 헬싱키행 비행기에 탑승을 했고, 헬싱키 공항에서 이륙이 늦어지는 바람에 인천공항에 늦게 도착했다. 4월 16일 출국해서 4월 27일 귀국하는 일정이 무사히 끝난 것이다. 짐을 찾고 입국절차를 받고 있는데 뜻밖에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소리가 고맙게 들렸다^^... 이번에는 기필코 혼자 집에 가보려고 도착시간도 알리지 않았는데... ㅋ... ㅋ...

  

보조기와 밀착된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터져서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질 때 쯤 여행기간이 마무리 되었고,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노모는 병이 나셨다. 회사 식구들은 두 명이나 퇴직해서 일이 중단될 상태에 이르고... 한 친구는 다리를 다치고... 또 한 친구는 수술을 하고... ㅠ... ㅠ...

 

내 생애 전반에 걸쳐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와 선물들이 많지만 작년에 호주 방문에 이어 올해 북유럽을 다녀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나에게 참으로 큰 위로가 된다. 어렸을 때 내 마음에 소원을 두심이 세계여행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또 이번 여행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린다. 그리고 책 한 권 남기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 내가 다른 사람들의 책을 만들어 주고 있다. 너무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닌가.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소원으로 많은 생각과 시도가 있을  때마다 나름대로 분명한 응답이 있었다고 믿어진다.


최근에 나는 인권운동의 현장 참여를 정리하고, 소리들에서 책을 만들면서, 서서히 교회 안으로 발을 옮겨 디디며 의료선교팀에서 봉사 중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시간들의 연결 안에 있는 것임을 믿는다. 이번 북유럽여행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의 스톡홀름 날씨는 대부분 맑고 화창했다. 좋은 조건들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한두 가지 불편했던 관계성 외에는 모든 것이 다 좋았다. 그리고 그 불편한 관계성을 통해서 마져 역시 훌륭한 교훈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스웨덴이라는 사회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던 나는 떠나기 전에 몇 가지 포인트를 정해 놓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평등사회를 위한 교회의 섬김이었다. 빈부격차 상관없이 다 같이 노동(노력)하는 사회라면 그들의 멘탈리티(정신자세)는 어떤 것일까가 궁금했다. 누군가는 기독교적인 사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욕심일 뿐... 사회를 향한 교회의 봉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기는 역부족이었다. 단지 몇 교회의 활동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자세가 평등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므로 제도와 정책만 배우고 따라 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북구의 오래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시외곽으로 빠지는 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활용하며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닌다. 유럽여행을 포기하고 있었던 이유가 바로 걸어 다녀야 하는 문제 때문이었는데 스톡홀름도 예외는 아니어서 빠른 걸음 쫒아 다니느라고 마음고생과 몸고생을 많이 했다. 북유럽의 안정감과 평온함을 되새겨볼 틈조차 없이 쫒기는 마음으로 다녔지만, 그들의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인간 평등의 의식과 사회복지제도의 안정망을 통해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만났던 노인여성들의 의미 있는 삶의 모습을 통해 내 노년의 삶에 대하여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고, 희망이 보이는 듯도 하다. 

  

하나님은 내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너스를 주셨다. 노년의 삶에 대한 희망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메시지는 아주 강렬했다. 지난 세월동안 인생의 답답한 문제에 봉착해 답을 찾을 수 없어서 답답할 때마다 나보다 10년 혹은 20년 선배 여성들의 삶에서 해결점을 찾아내고 싶어 했었다. 훌륭한 선배들은 많았지만 직접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끼칠만한 모델을 찾지 못했었다. 그래서 지난 몇 십 년간의 해답을 얻은 듯 반가웠다.

 

여행 중에 만난 아주 많은 노인여성들의 활기찬 삶을 통해 인생의 선배들이 정말로 열심히, 행복하고 건강하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았다. 그들이 사는... 살아온... 살아갈... 그 모습들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가 보고 싶던 인생의 선배들, 어른들, 언니들의 삶을 원 없이 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아울러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함께 했다.

 

나에게 단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면 늙어서 힘이 없어졌을 때 옆에 가족이 없어서 외로울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걱정은 내려놓기로 했다. 내가 일찍 죽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후에 외로워서 질식할 것이라는 걱정은 필요 없는 것이다. 지금 사는 것처럼 그냥 열심히 착하게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죽음이... 아니 하나님이 불러 주시겠지... 그냥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노년의 삶을 많아 보았지 않았는가... 지금에 감사하고 살면 되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