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노르웨이(2009)] 베르겐역에서의 외유

truehjh 2009. 6. 27. 23:36

2009.04.26(3)

 

베르겐역에 내려서 밤10시 출발인 침대기차를 타고 다시 오슬로로 간다.

기차시간을 기다리면서 그 마을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어 여왕에게 나가자고 했다.

우리는 이슬에게 짐을 맡기고 역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거닐었다.

언덕 위로는 파스텔톤의 집들이 서있고... 길옆으로 작은 상가와 화랑이 있고...

길 위에 깔려있는 돌들은 역사를 자랑하는 듯 마모되어 둥그러져 있다.

어느만큼 걷다보니 아주 오래된 교회가 있어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옛날의 교회는 교회를 중심으로 마을의 역사가 이루어졌다는데...

교회묘지 옆에는 키 작은 꽃들이 피어있었다.

날이 어두어져서 우리는 기차역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사진기의 밧데리가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베르겐 역에서의 외유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초조하게 우리를 기다리던 이슬은 우리를 보고서야 안심이 되었는지 약간은 어수선하다.

동전을 준비하여 화장실도 다녀오고, 가방의 짐들도 각자 정리한 후,

역무원에게 침대칸이 어딘지... 어떻게 열쇠를 받아야 하는지 등을 묻고...

각자가 열쇠를 받아 침대칸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

덜커덩거리는 침대열차에서 신나게 잠을 자고 나니 아침이었다.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슬로 역에 도착한 우리는 초췌한 모습으로 가방을 하나씩 메고

키높은 의지에 앉아 커피 한잔씩을 사서 마시고 남은 빵들을 먹으며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여행객다운 빈티 나는 아침이었지만 나는 이런 식사가 좋아서 만족했다.


그런데 음식에 대한 또 한번의 역전이 일어났다.

오슬로맘이 아침으로 먹으라고 미역국을 끓여서 밥과 김치와 다른 음식과 함께 가지고 오신 것이다.

점심용으로는 치즈가 들어있는 와플을 구어서 세 개의 도시락에 넣고 바나나를 간식으로 함께 넣어 주셨다.


스톡홀름에서 오슬로로 올 때는 기차로 왔는데 갈 때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오슬로 맘과 함께 버스터미널로 갔다.

전경이 좋은 앞자리를 잡아놓고, 미역국을 먹은 후 화장실을 이용하고,

몇 닢 남지 않은 동전을 해결하고 헤어지려하는데,

버스까지 올라오셔서 기사에게 우리를 부탁하신다.

우리시대의 어머니들 모습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헌신적인 어머니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8시간 정도의 버스여행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파김치가 되어 중앙역에 도착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회장님...

개성이 뚜렷한 우리 셋이 무슨 일을 벌이지 않고 건강하게 다녀온 것만도 기특한지...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