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0 09(1) 추억의 오대산 월정사 계곡

truehjh 2010. 10. 18. 21:21

2010.09.24

평화의 모국방문기념 2차여행의 목적지는 동해다.

지난번에 서해와 남해를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동해 쪽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나 할까...

행당역에서 해님과 평화와 꿈마를 만났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여행하기에 적당한 날씨라고 떠들어대며...

동쪽으로... 동쪽으로... 수없이 오가던 아련한 추억의 길 위를 또 달렸다.

네비에게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로 가는 길 안내를 부탁하고서 말이다.


 

20년도 더 넘었을 것 같지만 월정사와 관련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다.

평화와 함께 오대산 월정사 계곡으로 들어갔다가 자동차의 열쇠를 잃어버렸다.

당황한 우리는 스님들께 부탁하여 계곡물 속의 바위 밑을 뒤지기까지 했는데...

결국은 우리 차의 운전석 바퀴 아래에서 차키를 찾았다... ㅠ... ㅠ...

그 때 우리를 도와 주었던 낯선 남자들이 방아다리 약수로 안내해 주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두려움에 떨며 뒤쫒아가면서 40여분을 달려가 억지로 그 약수물을 마셨던 기억이 새롭다.

길안내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한 남자가 하는 말... Have a nice day!... ㅎ... ㅎ...

월정사 가는 길 위에서는...

앞으로도... 쭈욱... 계속해서... 회자될... 빠뜨릴 수 없는... 우리의 추억담이다.  


  

 

두시가 넘어서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월정사’에 도착했다.

우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을 수 있을만한 장소를 찾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니 오른쪽으로는 전나무 숲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월정사 경내로 들어가는 언덕길이 보였다.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전나무 숲길 쪽으로 우회전을 했다.

길 양옆으로는 군더더기 없이 쭉쭉 벋은 전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길의 한쪽 경사 아래로는 맑은 계곡이 흐르고 있다.

계곡의 물소리, 바람이 돌에 부딛는 소리, 낙엽 밟는 소리, 흙 밟는 소리들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들이 어울려 멋진 합창이라도 하듯 하모니가 아름다웠다.

기대를 120% 만족시켜준 곳이다.  


  

 

해님은 아직 전동휠에 익숙하지 않은지 신나게 달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평화와 꿈마는 계속 앞으로 전진 또 전진...

숲 속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그렇게나 좋은지...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끝이 어딘지 모르는 길은 사양한다.

내 능력에 넘치는 불상사가 생길까 두려워 마주오고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느 정도 가면 이 길의 끝이며, 그곳에는 쉴만한 곳이 있는지를...

쉴만한 벤치를 보지는 못했다는 대답을 듣고 나는 망설임 없이 뒤돌아섰다.

그리고 이런저런 돌, 나뭇잎, 실개천, 물길 등을 무심하게 보며 천천히 걸었다.  


 

 

 

혼자서 거닐며 보는 월정사 경내의 팔각구층석탑의 자태는 아름답다.

언제나 거기, 그렇게, 세련되게 서 있다.  


   

 

 

 

사진을 찍으며 월정사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데 해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옆길로 나와서 차를 세워놓은 곳으로 가니 해님은 벌써 도착해 있었고...

평화와 꿈마가 곧 도착할 것이란다.


차 속에서 해님이 준비해 온 도시락을 늦은 점심으로 먹었다.

밥, 멸치조림, 김치, 그리고 맛있는 한우불고기^^...

 

'Here&There > 우리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 09(3) 경포대와 강릉 바닷가의 둥근달  (0) 2010.10.26
10 09(2) 추억의 상원사  (0) 2010.10.23
1009-7 다도해  (0) 2010.10.11
1009-6 통영의 달아공원  (0) 2010.10.08
1009-5 쌍계사 계곡과 섬진강변  (0)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