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009-7 다도해

truehjh 2010. 10. 11. 20:48

2010.09.18

 

운이 좋은 하루가 열렸다.

어제밤... 멍게비빕밥의 맛에 취해서 바다가 보이는 방향의 방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새벽에 눈을 뜨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묵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전 5시에 눈이 저절로 떠졌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풍경에 아침 잠이 다 달아났다.

새벽 미명의 아름다운 바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동트는 바다를 보리라는 기대는 전혀 못했다.

 

 

일출 전의 바다 느낌을 사진에 담고 다시 침대에 누워 일출을 기다렸다.

충무마리나는 동쪽이 보이는 곳에 지었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태양이 떠오르기 바로 전에 친구들을 깨우고... 나는 베란다로 나가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했다.

마음이 벅차오르는 순간이었다.  

 

 

 

일출 전과 일출 후... 신기한 것은 30분 만에 바닷물의 색갈이 이렇게 변했다는 것이다.

아니 바닷물의 색이 변한 것이 신기한 것이 아니고 내 눈이 그렇게 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삶을 향한 나의 시선이 언제나 변하고...

사람을 향한 나의 시선이 언제나 변하고...

사랑이, 우정이, 마음이 모두 변화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

나의 시선이 변하기 때문에 당하는 고통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산다. 나는 늘...  

 

 

일찍 서둘러 아침을 먹었다.

남은 김치와 그 국물까지 톡톡 털어서 냄비에 넣고 참치 김치찌게를 끓였다.

물론 남은 밑반찬도 다 먹고... 설거지의 여왕은 빈 반찬통을 깨끗하게 씻어서 정리해 놓았다.

이제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짐을 다 꾸리니 떠날 때 보다는 가방 하나정도가 줄었다.

 

심심하게 느껴지는 고속도로로 올라가기 전에 다도해의 진경을 감상하기로 하고

통영관광지도에 나타나 있는 낭만의 해안도로로 진입했다.  

 

 

 

 

 

너무 멋진 바다의 풍경이라도 똑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니까 나는 멀미가 났다.

이쯤에서 남해 즐기기를 정리하고 고속도로로 오르기로 했다.

달리다보니 2Km, 1Km, 500m 거리 앞에 휴게소가 있다는 휴게소 알림판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몇 개의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가고, 가스도 넣고, 음료수도 사서 마셨다.

인삼랜드휴게소에서 먹은 김치볶음밥의 매콤함은 피곤하고 나른한 상태의 나를 각성시켰다.

 

또 어느 휴게소에선가 해님의 동창을 만나 커피와 차를 마시며 담소도 나누고...

그리고... 또 몇 시간 후에... 해님의 집에 도착해 우리 모두 여장을 풀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 여행이었다고 서로를 향해 고마움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