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미국&멕시코(1999-2001)

[네번째 미국(1999년)] 자유

truehjh 2012. 2. 3. 21:10

 

2000.01.11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가 열려졌다고 떠들석하던 시간들이 지나고

미국에 온지도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여행 외에는 한 일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지만

마음을 다시 정리해 보니 그리 초조할 일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그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그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제일 먼저 Civic Center 나 City에서 운영하는 초보자 취미과정 또는 College에 등록하는 방법이 있고,

그밖에 Adult School 등의 여러 기회들을 활용하면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영어다.

3~4월 부터는 Home stay를 알아봐야겠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 빌립보소 2 : 13 -

 

나는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늘상 생각하려 하고 있다.

때때로 나의 소원을 주께 아뢰며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싶은 것은 아닌가 의심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의 소원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며,

내가 그 뜻에 순종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2000.01.14

 

오늘은 성령의 열매(갈라디아서 5 : 22)라은 좋은 글을 묵상합니다.

 

사랑이 열쇠입니다.

희락은 사랑이 노래하는 것입니다.

화평은 사랑이 안식하는 것입니다.

오래참음은 사랑이 인내하는 것입니다.

자비는 사랑의 만짐입니다.

양선은 사랑의 특성입니다.

충성은 사랑의 습관입니다.

온유함은 사랑의 자기망각입니다.

절제는 사랑이 그 고삐를 잡고 있는 것입니다.

 

 

2000.01.17

 

며칠전 이곳 남가주에 거주하는 여고동창회가 열려 난숙이와 순심이가 내가 함께 갔었다.

San Diago에서 올라온 순심이와 그의 남편이 나를 pick up 해서 LA Down Town까지 올라갔다.

그곳에서 최승이 선생님을 만났다. 나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관여했던 선생님,

나를 조용한 아이로 기억하고 있는 그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무용선생님도 만났다. 내가 얼마나 두려워했던 선생님인가...

나에게 영향을 끼쳤던 그들은 모두 늙어 가고 나또한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니 부끄럽기 까지 했다.

명숙이를 만난 사건과 연결되어 일어난 이 모든 happening을 통해

무엇을 깨닫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의도인지를 헤아리고 싶다.

 

내 삶의 전반기에 일어났던 운명적인 사건들,

나의 삶을 규정지었던 가슴아팠던 사건들에 대한 나의 기억을 재해석 하며

오히려 그것들을 통해 감사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보살핌이 아닐까?

이제는 '장애'를 통해 겪었던 마음의 짐들을 좀 내려놓자!

이렇게 훈련시키시고, 기회를 주시며, 자유할 수 있도록 돌보아 주시는 나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2000.02.22

 

교회분들 덕분에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Laguna beach에 있는 작은 Coffee Shop, Village market & Cafe로 갔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베란다 같은 분위기였는데 모래사장 위의 마루에 앉아있는 듯 했다.

아름다운 그림이다.

What a wide view!

온 세상이 수평선 같고, 온 세상이 지평선 같고, 온 세상이 하늘 같고, 구름 같고, 바람 같고...

커피 한 잔과 치즈케익 한 조각으로도 충분한 만찬이 될 수 있는데... Nachos까지 곁들이니...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그립다.

 

김목사님 덕분에 노트북을 샀다. 얇고 깔끔한 형이다. 멋지게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00.03.02

 

어제 성인이가 한국으로 갔다.

이제 그녀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그녀의 결단이 남아있는데... 모든 것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한다.

의료선교가 그녀의 기도제목이었듯이 의료에 필요한 과정을 마치고

선교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케 하시면서 그녀의 삶을 인도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년이라는 약속 중에 전반기가 끝나가고 있다.

전반기는 성인이 위주로 진행시켰지만 남은 후반기는 나를 위한 준비기간이 되도록 애써야겠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고덕집이 정리되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이용해서 정열이가 축복받았으면 좋겠고,

나의 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

 

 

2000.03.03

 

나 혼자 차를 운전해서 Aduit School에 갔다.

돌아오는 길 위에서 차가 서 버렸다.

큰 대로에서 내가 운전하고 있는 차가 갑자기 서버리다니...

너무 놀랐다. 그러나 모든 것을 준비시키신 하나님의 보호하심에 감사드린다.

10년 전쯤 미국에서 사고날뻔한 상황과는 많이 달랐다.

같이 공부하는 학생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차는 끌려갔고... 고치면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차를 알아가면서 차와 기게와 친숙해져 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를 감싸고 있는 주님의 손길을 느낀다.

오늘을 인도하시는 주님...

나의 앞길을 인도하시는 주님...

모든 것을 계획해 놓으신 주님...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주님...

주님을 아는 지혜로 삶의 모든 과정들을 잘 분별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00.03.09

 

어떤 방법으로 이곳 미국에서 5년 정도를 더 머무르면서

정신분석에 도움이 되는 미술치료공부를 할 수 있게 될까?

어떻게 해야 미술치료라는 과정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

그것은 직선도 아니고 점도 아니다.

크로노스나 카이로스의 개념을 떠나서 현 상태에 얼마나 성실하느냐가 시간의 단위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무엇을 향해 성실하느냐가 미래이며 과거라고 설명하고 싶다.

 

더 이상 단순해 질 수 없는 상황까지 단순해 지고 싶다.

어떠한 정신적 가치를 위해 어떠한 다른 것들이 필요하지 않듯이... 그렇게 단순해지고 싶다.

하나님이 나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내 분별력의 안테나를 길게 뽑고...

하나님께로 가까이 다가 서 보고자 한다.

하지만 나의 노력이 너무 미력하다.

하나님이 나에게 가까이 오시는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그냥 나를 인도하시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