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장애해방

[장애해방] 독립생활

truehjh 2012. 11. 2. 00:06

 

어느 기관에서 소아마비후증후군에 대한 연구를 하겠다고 설문조사를 했다. 여러 문항들에 대하여 답을 하면서 내 삶의 만족도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삶에 대한 만족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한 인간으로써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 기본 조건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지난달 26일에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이며 장애인권활동가인 고 김주영씨가 화재로 인해 사망했다. 인간답게 살기위해 독립생활을 꿈꾸던 중증장애여성의 죽음 소식을 접하고는 마음이 안타깝고 답답하여 얼마간 깊은 시름에 빠져 지냈다.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여 한 인간으로써의 자신의 삶을 살기를 원하는 그녀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자 의무를 실천하다가 갔다. 그러나 그녀가 원했던 독립생활은 그녀에게 할당된 활동보조인의 시간에 의해 조절될 수밖에 없었고, 혼자 있던 그녀는 입으로 119 신고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화재의 현장을 빠져나올 수 없었다. 스스로 몇 발자국을 이동할 수 없는 장애로 인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을 그 고통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 자신도 20대 후반부터 계속해서 독립문제에 대한 생각을 수없이 해왔다. 그리고 최근 10여 년 동안 시도해 보기도 하고 포기해 보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 애닯지 않으면 내 옆의 다른 장애여성의 독립문제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공감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한 인간은 자신을 독립적으로 보살필 수 있어야한다. 타인에게 의존된 삶은 독립생활이라고 말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말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 인간에게 주어진 개별적 상황에 의해 삶이 조절당하지 않고, 그 개별적 상황으로 인해 인간이 더욱 다양한 삶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