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생일일기

_ 스물다섯 번째 생일

truehjh 2013. 2. 27. 10:08

 

1980.03.15

 

고요한 저녁이다.

일리인의 <인간의 역사>를 읽었다.

반 기독교적인 냄새가 다분한 내용이었다.

원숭이와 친척인 인간으로 시작하는,

고교교사들이 생물시간에 설명해 주는 듯한 잡다한 시사였다.

수억 년에 걸친 인간이란 명제.

인간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한계가 무엇임을 인식하고 필요에 의한 탈출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고, 의사전달을 필요로 했고, 이성과 법칙이 필요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神으로부터 해방되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인간은 이렇게 존재하고 있고

미래의 인간 또한 우리의 모습 즉 인간이라는 유한한 굴레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중의 나, 구체적 나는 무엇인가.

오빠에게 공격받은 Y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가 가지고 있는 weakness. 어쩌면 나보다 더 처절할지도 모르는 그.

도와주고 싶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인간적인 안타까움.

난 그의 weakness를 알고 싶지 않다.

그런데 왜 그는 알려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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