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생일일기

_ 서른여덟 번째 생일

truehjh 2013. 5. 11. 17:47

1993.03.21


지난 생일에는 많은 축하를 받았다.

쑥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언제나 마찬가지다.

승연이가 프리지어 꽃다발을, 명진이가 책을,

엄마가 허리벨트, 큰올케가 티셔츠, 민과 요한이가 카드와 액자 등을 나에게 주었는데,

작은 올케가 생일상을 차려주어서 푸짐한 생일을 맞았었다.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에서의 바램이 그냥 무산되면서 허전한 슬픔도 느꼈다.

아직 소녀 같은 심정이 남아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요즘은 너무 피곤하다.

지금도 빨래를 한차례 해놓고 무언가 정리할 것이 있는 것 같아 일기를 한다.

너무 바뻐 뒤죽박죽... 내 삶이 아닌 것 같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그 모든 것을 모르는 것은 항상 마찬가지다.

내가 조금 더 젊었을 때 40대의 내 모습을 이렇게 상상하지는 않았다.

전혀 다른, 그때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으리라고 생각해 왔는데 나는 언제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변화 없는 삶도 최악의 상태일 수는 없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허무함이 언제나 나를 지배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어떤 삶을 꿈꾸거나 실행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내년 내가 40세가 되면 확실한 탈바꿈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내가 정말 원한다면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확실한 변화... 그것이 무엇이냐 말이다.

우선 제일교회에서의 탈출이다.

그리고 결과를 겁내지 않는 시도를 계속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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