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터키(2013)

[2013 보행장애인의 터키여행] 안탈랴항구의 통통배

truehjh 2013. 9. 4. 21:28

2013.08.01 안탈랴항구의 통통배


지중해연안의 항구도시 안탈랴는 터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다.

파묵깔레에서 안탈랴까지는 4시간이상 달려야 하는 거리로, 가는 도중에 우리는 면제품 가게에 들렀다. 터키에서 생산되는 면은 최우수의 품질이란다. 사람들은 선물을 사거나 여행하면서 당장 입을 수 있는 면티셔츠들을 구입했다. 


안내서에 오늘 점심은 현지식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역시 비슷한 메뉴로... 호텔 뷔페식과 별다름이 없는 식사였다. 터키식 밥과 스프, 토마토, 오이, 가지, 그리고 빵을 먹고 나와 보니, 옆 건물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터키음식을 팔고 있어서 궁금한 김에 사진을 찍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한가한 시간을 즐기다가 니케아 산맥을 넘어 가는 길에 올랐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올라갔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아 높은 산맥을 넘어가는 느낌이 아니고 광활한 능선을 지나는 듯했다. 작은 마을을 지날 때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우리의 잿빛 기와 대신 붉은 기와가 다를 뿐이다.

 

 


지루하게 달려 드디어 안탈랴에 도착했다.

뜨거운 햇살과 파란 하늘이 지중해지역임을 확연하게 드러낸다. 유람선 탑승장 주변의 광장에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동상이 있었고, 그 아래로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 성벽들과 함께 이울리 미나레(탑)도 보였다. 동로마시대에 지은 성당을 이슬람교 사원으로 바꾸며 세운 첨탑이라고 한다. 탑 정면에 푸른색 타일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37M 높이의 이울리 탑은 안탈랴의 상징이란다.

 

 

 


먼저 해안선을 따라 유람하는 통통배 관광이다.

중세풍의 정취가 묻어나는 상가 골목을 15분 정도 걸어 내려가 구시가지 성벽 아래에 있는 항구에 도착했다. 많은 종류의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의 수면 위에는 기름이나 쓰레기가 떠다니지 않았다. 정말 깨끗한 물이었다.


우리 일행 중에 두 명은 선택관광에서 빠졌다. 나도 배를 포기하고 지중해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즐기고 싶었지만... 통통배의 유혹도 만만치 않아 승선했다. 배를 타고 내리는 일은 역시 어렵다. 우리는 로마시대의 선박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2층의 해적선(?)을 타고 한 시간동안 절벽의 해안선을 따라 지중해를 떠다녔다. 지중해의 진한 코발트색 물빛이 인상적이다. 지나가는 배를 보면서 내가 탄 배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는데, 상대를 보아야 나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날따라 파도가 좀 일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했다. 특히 아이들은 배위에서 뛰어다니며 풍랑을 즐긴다. 풍랑에 대한 선경험이 없어서 일까. 그냥 물 위에서 흔들리는 놀이기구로 생각하는가 보다. 그런데 나는 배의 흔들림보다, 파도의 높이보다, 바다의 심연이 더 신경쓰인다.